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병원장 이학노 몬시뇰)는 핵의학과 정용안 교수팀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유범재 박사팀이 공동으로 ‘저강도 집중초음파 뇌자극기’를 개발, 상용화를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공동연구팀에 따르면 이 방식은 뇌 부위 중 파킨슨병의 경우 기저핵 등에, 우울증은 전두엽 등에 약 250KHz의 약한 초음파를 쏴 치료하는 방법이다.
자기장이나 전기를 이용해 뇌에 자극을 주는 방법도 있지만 자극이 강해서 뇌 손상을 줄 수도 있다. 반면 저강도 집중초음파 방식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안전기준 내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정용안 교수는 “저강도 집중초음파 뇌자극기로 뇌 특정 부위의 신경을 자극해 뇌질환을 치료하는 방식”이라며 “수술이나 약물치료를 하지 않거나 최소화하며 치료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초음파를 이용한 뇌 질환 치료는 뇌에서 손의 촉감을 관장하는 부위를 찾는 연구가 바탕이 됐다.
세계적으로 점차 연구가 활성화 되고 있는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결합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가 기반이다. 뇌의 다양한 전기신호를 컴퓨터에 입력해 활용하는 방법이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과 KIST 공동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을 이용하면 가상의 물질을 만져도 뇌가 현실처럼 촉감을 느낄 수 있다. 컴퓨터와 연결한 저강도 집중초음파를 이용해 뇌에 초음파를 주면 뇌의 촉감부위를 자극해 촉감을 느낄 수 있다.
인천성모병원과 KIST 공동 연구진은 뇌의 각 특정 부위를 자극해 손이 차가움, 찌릿함 등 가상 감각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뇌 표면을 2-3mm 간격으로 촘촘히 나눠 초음파 자극을 주면서 부위별로 관련된 촉감을 찾았다. 현재 연구진은 차가움, 찌릿함, 가려움 등 10여 가지 촉감을 느끼는 뇌의 각 부위를 확인했다.
정 교수는 “차가운 물에 손을 담글 때와 딱딱한 물체에 손이 닿을 때 뇌가 반응하는 부위가 서로 다르다”며 “이 정보를 컴퓨터에 저장한 뒤 역으로 이용하면 컴퓨터로 뇌 기능을 조절해 가상의 촉감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뇌의 각 부위별 기능을 알아내고 정확하게 원하는 부위에 초음파 자극을 주어 뇌신경을 조절하는 기술이 완성된다면 파킨슨병, 우울증 등 다양한 뇌 질환의 치료가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사진=인천성모병원)
송기평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