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주변에서 7월 재보궐 선거에 야권의 거물급 정치인 대항마로 김황식 전 총리를 맞춤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정치권에서도 김 전 총리 행보에 적잖은 관심을 두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다목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까닭에서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김 전 총리의 능력에 대해 상당히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권대우 정치평론가는 “박 대통령은 한 번 믿으면 끝까지 쓴다. 박 대통령이 김 전 총리에게 서울시장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보상을 해주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우선 김 전 총리가 공석인 총리 자리에 기용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김 전 총리가 전 정권 인사이면서 호남 출신인 점(화합형), 관료 장악력이 이미 입증됐다는 점(공직개혁), 서울시장 경선을 통해 정치력을 어느 정도 검증받았다는 점 등에서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전 총리 측근은 “총리로 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면 된다. 김 전 총리는 서울시장에 출마할 때부터 자기 정치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부인했다.
7월 재·보궐 선거 출마설도 나오고 있다. ‘미니총선’으로 불리는 7월 선거에서 야권은 거물급 정치인들이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여권 주변에선 김 전 총리를 이들에 대한 ‘대항마’로 맞춤 공천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김 전 총리 역시 재·보선 출마와 관련해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앞서의 김 전 총리 측근도 “참모들은 이 시나리오를 가장 원하고 있다. 일단 국회 입성부터 하는 게 급선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전 총리가 차기 당권에 도전할 것이란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이 선거에서 참패할 경우 공동선대위원장들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될 수 있는데, 이 경우 김 전 총리가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친박계 의원은 “전혀 가능성 없는 것은 아니다. 박 대통령은 황우여 전 대표처럼 ‘관리형’ 대표를 선호한다고 한다. 이 경우 김무성·서청원 의원보다는 김황식 전 총리가 가깝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서울시장 경선에서처럼 김 전 총리가 과연 김무성 의원을 이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김 전 총리 카드는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