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정 송학식품 회장은 지난 10일 오전 7시20분 경 경기도의 한 아파트 15층에서 몸을 던져 숨진 채 발견됐다. 성 회장의 자택 서재 책상에서 “먼저 가서 미안하다. 천국에서 만나자”는 짤막한 내용이 담긴 메모가 발견됐다.
성 회장은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몸소 실천해 지역 내에서 신망이 높은 인물로 알려졌다. 때문에 업계에선 성 회장이 자살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출처=송학식품
그렇다면 성 회장은 왜 자살한 것일까.
성 회장의 유족들은 성 회장이 최근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으면서 괴로워했다고 전했다. 송학식품 내부에서도 성 회장의 투신 원인을 국세청의 무리한 조사와 연관 짓는 의견이 상당수 인 것으로 전해진다.
성 회장은 2010년 ‘모범납세자’로 선정돼 정부로부터 철탑산업훈장을 받은 바 있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세무당국이 성 회장에 무리한 세무조사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증세 없는 복지확대’를 위한 ‘세수확보 행동대장’ 역할을 맡은 국세청이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중부청은 지난해 말부터 적극적인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매출 500억 원에서 1,000억원이던 세무조사 구간의 하한선을 400억 원 이상으로 조정해 조사 대상을 넓힌 한편, 사전 통보도 없이 들이닥쳐 관련 서류와 자료를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성 회장의 유서엔 세무조사 관련 내용은 없었다”고 전했다.
성 회장의 죽음을 두고 지역 사회는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성호진 송학식품 회장은 40여 년간 맨땅에서 중견기업을 일궈낸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선친의 사업 실패 후 24세라는 어린 나이에 뻥튀기 장사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이를 통해 모은 돈으로 국수 기계를 한대 산 게 송학식품의 시작이었다.
성 회장은 그동안 형편이 어려운 고아원과 양로원 등에 정기적으로 국수와 떡, 수제비 등을 제공해 왔다.
또한 성 회장은 바이잔에도 국수기계를 설치하고 밀가루 등 구호물품을 보냈다. 식수가 부족한 케냐에는 우물을 뚫어주기도 했다.
북한에도 아낌없는 지원을 펼쳤다. 2000년대 초반부터 남북 관계가 악화되기 전까지 1만 명이 하루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양의 밀가루를 무상으로 제공해왔다. 또 국수공장과 떡공장을 만들어 자체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기자재를 지원하기도 했다.
[온라인 경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