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개요
①슬로건: ‘도전하는 자만 잡을 수 있다!’
②상금: 총 5500만 원(대상 3000만 원, 금상 1000만 원, 장편·중편·웹툰 부문별 우수상 각 500만 원). 대상작이 선정되지 않아 대상 상금은 제4회 대회로 이월
③작품 접수: 40편
④심사: 만화가 이현세 이충호 김수용 씨, 만화칼럼니스트 서찬휘 씨, 만화가협회 제효원 사무국장
↳수상작 소개
①금상 성주삼 작 <아술당의 아이들>
‘아술당’은 1591년 조선통신사의 일행으로 일본에 다녀온 뒤 일본의 침입을 예언했고 1593년 충청도 병마절도사에 임명, 2차 진주성 전투에서 전사한 실존인물 황진 장군이다. <아술당의 아이들>은 황진 장군의 아들을 비롯해 그가 키운 아이들과 그와 ‘절친’인 상인 등을 통해 임진왜란을 풀어간다. 물론 실존인물과 가공인물이 적절히 뒤섞이면서.
성주삼 작가는 “기존의 임진왜란 창작물과 달리 민족적 시각으로서가 아니라 각 신분계층과 국가 간 사상의 대립, 대의와 개인 생존의 문제, 과학적 전쟁 무기와 전술 도해, 조선뿐 아니라 명과 일본 참전 민중의 시각을 중심으로 사건의 각 인물들이 씨줄과 날줄로 엮이도록 창작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성주삼 작가는 중학생 때부터 습작을 즐긴 만화가 지망생이었다. 그런 그가 선택한 전공은 의외로 역사학(한국외국어대 사학과)이었다. 그 이유가 “풍부한 내용을 갖고 만화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단행본 <만화 조선왕조실록 5권>, <만화 백제왕조실록 1, 2권>을 출간한 것도 결국 인문학의 힘인 듯싶다.
“지난번 학습만화 조선왕조실록 작업할 때 임진왜란 부분을 담당했는데 나중에 도움이 될까 싶어 공부를 좀 ‘오버’해서 했어요. 이번에 <아술당의 아이들>은 그 바탕에서 만들어졌습니다.”
②장편부문 우수상 박정호 작 <스퀘어>
‘슬럼프에 빠진 국내 최고 투수 김대박 선수는 산행을 하다가 조난을 당한다. 우연히 산속에서 만난 사람은 긴 시간 수배 중인 흉악범. 그리고 그 흉악범을 쫓는 또 다른 세력이 있다. 이들은 서로 물리고 물리며 추격하기 시작하는데….’
장편부문 우수상 <스퀘어>는 ‘스릴러다운 구조로, 뒤를 궁금하게 하는 이야기 흐름과 독자를 몰입하게 하는 호흡이 긴장감을 잘 유발하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스퀘어>를 탄생시킨 주인공은 1999년 데뷔해 박물관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박정호 작가. 그는 “어린 시절 잠깐 만화가를 꿈꿨지만 먹고사는 게 바빠서 제대로 꿈을 펼쳐 보지도 못했습니다. 이번 기회를 발판 삼아 못다 이룬 창작의 불꽃을 태우겠습니다”라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③중편부문 우수상 김태영 작 <웃는 남자>
중편부문 우수상을 받은 <웃는 남자>는 사실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이다. 사람들이 떠난 철거지역 농성 중에 딸을 잃은 주인공이 전국 철거 현장을 떠돌아다니다가 ‘용산참사’ 현장에 합류, 화재가 난 망루에서 목숨을 건 선택을 하는 이야기인 까닭에서다. ‘소재의 무게에 걸맞게 힘 있는 연출과 능숙한 필력이 돋보이며 이야기를 끌어가는 능력과 문장력도 있는 작품’이라는 심사평을 들었다.
<웃는 남자>의 ‘주인공’은 부산에서 활동 중인 김태영 작가(본명 김태수)다. 그는 긴 제작기간을 보내고 빛을 보지 못했던 작품이 좋은 소식을 듣게 돼 아버지를 얼싸안고 기뻐했다고 한다.
“오랜만에 내리는 빗소리처럼 반가웠습니다. 부족한 작품의 장점을 봐준 많은 분들과 작품 제작기간 동안 조언을 아끼지 않은 스승님, 부산의 만화연구팀·만화학원의 식구들께도 너무 감사드립니다. 시간 속에서 익어가는 작품을 꾸준히 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④웹툰부문 우수상 이규석 작 <파랑새 날다>
‘삶에 대한 미련도 없고 능력도 없어 남에게 민폐만 끼치는, 너무도 보잘 것 없는 백수 김태수. 그런 자괴감에 빠져 있는 그가 끝내 자살을 결심한다. 한강 다리로 나가 물속으로 뛰어 내리려는 찰나. 한 사내가 그에게 접근하고, 태수에게 유혹의 손길을 내민다. 이왕 죽는 거 현금 1억을 줄 테니 원 없이 쓰고 죽으라고!’
<파랑새 날다>는 기상천외한 ‘자살 청부살인’, 즉 거액을 받는 조건으로 살해 대상과 함께 자살해야 하는 주인공의 스토리다. ‘파랑새’를 그린 이는 1991년 데뷔, 만화잡지에 여러 작품을 실었고 2012년 한 포털에 1년간 연재한 바 있는 중견 이규석 작가다.
그는 “창작을 하는 작가에게 있어 만화계의 현실은 아직도 어둡습니다.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웹툰이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인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라며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만큼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창작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