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첼초티 감독은 파르마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AS로마 선수 시절 이탈리아 국가대표가 됐고 이후 이탈리아 리그 최고의 명문 구단 AC밀란에서 전성기를 누렸다. 또한 선수 은퇴 이후에는 유벤투스, AC밀란 등의 감독을 거치며 세계적인 명장 감독으로 거듭났다.
중계 화면 캡쳐
그의 감독 이력에 유일한 오점은 2009년 6월 부임해 두 시즌 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의 감독을 맡았던 것이다. 거스 히딩크의 후임으로 첼시에 부임한 안첼로티는 첫 시즌인 2009~2010년에는 4년여 만에 EPL 우승을 했으며 FA컵 우승까지 더블을 달성했다. 짙게 드리운 첼시의 무리뉴 그림자를 드디어 드러냈다는 평을 받았다. 그렇지만 다음 시즌에는 무관에 그쳤고 시즌이 끝난 뒤 안첼로티는 바로 경질됐다.
이후 여러 감독이 거쳐 간 뒤 다시 무리뉴 감독이 첼시로 돌아왔다. 결국 안첼로티는 무리뉴가 여러 명의 세계적인 감독 가운데 한 명으로 기록됐을 뿐이다. 그마저도 최고는 아니었다. 무리뉴가 첼시를 비운 사이 거쳐 간 감독 가운데 최고는 직무대행을 맡아 첼시 최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일궈낸 첼시의 레전드인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이었다.
반면 아무도 예상치 못한 포르투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며 세계적인 감독의 반열에 오른 조세 무리뉴 감독은 첼시에 부임해 첼시를 EPL 최고의 팀으로 만들어 냈다. 이후 인터밀란으로 팀을 옮긴 뒤 또 한 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무리뉴는 2010년 5월 레알마드리드 감독으로 부임해 3시즌 동안 팀을 이끌었다. 레알마드리드가 그를 데려온 이유는 단연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 그렇지만 결국 그 꿈을 이뤄내지 못한 무리뉴는 다시 첼시로 돌아왔다.
이번 시즌 첼시는 EPL 우승과 챔피언스리그우승에 모두 실패하며 우울한 시즌을 마무리했다. 무리뉴의 복귀로 한껏 기대치를 높인 팬들 입장에선 두고두고 아쉬운 시즌이다. EPL에서도 우승권에 근접했지만 결국 우승을 일궈내지 못했으며 챔피언스리그에서도 4강까지 올랐지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패하고 말았다.
무리뉴를 데려오고도 실패한 레알 마드리드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0회 우승, 라 데시마(La Decima)의 꿈은 결국 안첼로티 감독이 이뤄냈다. 첼시에 이어 레알마드리드에서 내내 무리뉴의 후임으로 그가 남긴 그림자로 힘겨워하던 안첼로티가 비로서 무리뉴의 그림자를 완벽하게 지워내며 세계 최고의 명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한 셈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