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로 등록한 이는 모두 61명. 이중 전과가 있는 후보자는 확인 결과 총 28명으로 45.9%에 해당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광역단체장 후보 전과 비율은 38% 수준으로 공개 범위가 확대된 만큼 비율이 눈에 띄게 높아진 셈이다.
광역단체장 후보자들의 전과 비율은 기초단체장 후보자 전과 비율 40.1%보다 더 높다. 정당별로 살펴보면 통합진보당이 12명으로 가장 많았고, 새정치민주연합 8명, 정의당 3명, 새누리당 2명, 새정치당 2명, 노동당 1명 순이었다.
가장 많은 전과 기록을 보유한 광역단체장 후보는 모두 7건을 신고한 노동당 소속 이갑용 울산시장 후보였다. 울산 동구청장과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갑용 후보는 △업무방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 △지방공무원법 위반 △직무유기 △허위공문서작성 등 노조 활동에 의해 생길 수 있는 각종 전과 기록들이 망라돼 있었다.
두 번째로 많은 ‘별’을 단 광역단체장 후보는 정의당 소속 이원준 대구시장 후보와 조승수 울산시장 후보, 그리고 강원도시자 후보로 출마한 이승재 통합진보당 후보로 각 5건씩이다. 이중 17·18대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한 조승수 후보는 1987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되기도 했고, 2005년에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 조승수 후보 공직선거법 위반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사건이다. 2004년 총선 당시 지역구민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음식물 자원화시설이 주민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설치되지 않도록 막겠다”는 한마디 때문에 의원직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가 발언을 한 시각이 현행법상 공식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4시간 30분 앞둔 상황이었다. 당시 조 후보가 소속됐던 민주노동당은 “노무현 대통령은 2002년 대선 당시 선거운동기간 몇 달 전부터 행정수도 이전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사전선거운동으로 걸리지 않았다”라며 대대적인 구명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경남지사는 후보자 3명 전원이 전과를 갖고 있었다. 재선에 도전하는 홍준표 후보는 1996년 총선 때 지역 선거운동 조직에 돈을 건넨 혐의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새정치연합 소속 친노계 인사인 김경수 후보는 국가보안법을 위반해 1990년 1992년 2차례에 걸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제주지사 후보 4명 가운데는 새누리당 소속 원희룡 후보를 제외하고 모두 전과 기록을 갖고 있었는데 주종근 후보 전과 기록이 특이하다. 지난 4월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뒤 이름이 비슷한 군소정당인 새정치당 소속으로 출마한 주 후보는 지난 2008년 ‘분묘도굴’로 인해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형을 받았다. 주 후보 측은 “집안묘 이장 과정에서 가족과 의견이 맞지 않아 다툼이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중 송인정 대구교육감 후보가 △음주 △무면허 △사기 △근로기준법 위반 등 총 5건의 전과 기록을 갖고 있었다. 이밖에도 김석기 울산교육감 후보, 김지철 충남교육감 후보, 최교진 세종교육감 후보가 각각 3건의 전과가 있다.
노무현 정부 당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재정 경기교육감 후보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3000만 원형을 받았다. 이 때문에 보수 성향의 조전혁 경기교육감 후보 측에서는 “이재정 후보는 2002년 대선 때 재벌로부터 거액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아 벌금형을 받았다. 교육자라고 말하기엔 너무 부패한 후보자”라며 교육감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정상범 대전교육감 후보의 경우 2건의 전과 기록을 갖고 있었는데 △명예훼손 △음란물 유포 △협박 △상해 등 그 이유가 상당하다. 정 후보는 대전시 교육위원회 의장에 박근혜 대통령후보 중앙선대위 교육·복지특별위원회 중앙대책위원장까지 지낼 만큼 지역에서는 알려진 교육 전문가이지만 이번 전과 기록 확대 조치로 가장 타격이 큰 듯하다. 정 후보가 최근 <뉴시스>에 밝힌 속사정은 이랬다.
지난 2006년 무렵 선거에서 떨어져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던 정 후보는 한 여성을 만났다. 자연스럽게 정을 줬고 결혼까지 생각했으나 상대방은 옛날부터 사귀던 남자가 있었다. 정 후보는 다리가 불편한 자신을 여성 주변에서 장애인이라 반대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울분을 참지 못해 여성과 그 남자 친구에게 각각 편지와 문자를 보내기 시작한 것이 화근이 됐다는 것이다.
정 후보는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장애인이라는 말 때문에 울분을 참지 못해 한 실수라 생각하시고 너그럽게 용서해 주셨으면 한다”라며 “유권자들이나 주위 분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담금질하는 계기로 만들겠다”라는 입장이 밝혔다.
한편 군면제를 받은 광역단체장 후보는 60명(여성 후보 1인 제외) 중 13명이다. 새정치연합이 5명(대구 김부겸, 인천 송영길, 충북 이시종, 충남 안희정, 경남 김경수)으로 가장 많았고, 통합진보당 4명(서울 정태흥, 인천 신창현, 강원 이승재, 경남 강병기), 새누리당은 2명(충북 윤진식, 제주 원희룡), 정의당 1명(울산 조승수), 무소속 1명(광주 강운태) 순이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