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열린 ‘퀸즈투어’ 첫 관문 뚝섬배 대상경주에서 부경의 감동의바다(맨 앞)가 서울의 인디언블루, 조이럭키(원 안) 등을 제치고 우승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지난 3월 뚝섬배(1400미터)에선 감동의바다와 조이럭키, 인디언블루가 강력한 인기를 끌면서 ‘빅3’로 꼽혔으나 결과는 감동의바다가 큰 차이로 우승했고 2위는 인디언블루, 3위는 부경의 그랜드특급이 차지했다.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조이럭키는 4위에 그쳤다.
이 경주에서 서울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조이럭키와 인디언블루는 늦출발로 레이스를 망쳤다. 조이럭키는 약간 늦었지만 선두권을 따라잡느라 초반에 힘을 너무 많이 썼고, 그것이 종반에 한발을 못쓰게 된 패인이 되고 말았다. 인디언블루는 더 치명적이었다. 심하게 늦발을 하고 후미에서 ‘나 홀로 질주’를 했다. 그렇지만 인디언블루는 불꽃 같은 추입력으로 거리를 줄여 막판에 기어코 그랜드특급의 덜미를 잡는 데 성공했다. 당시의 레이스는 인디언블루의 전력질주 거리가 얼마나 긴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였다. 늦출발한 초반 200미터를 제외한 나머지 1200미터 기록(1:11.1)은 우승마인 감동의바다(1:11.9)를 능가했다. 과연 이번엔 서울의 명마들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이번 경주에서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는 역시 감동의바다가 꼽히고 있다. 안정적인 출발능력과 가속력, 거기에 막판까지 밀어붙이는 뚝심을 갖춘 전형적인 ‘스피드지구력형’ 마필이다. 특히 이번 경주는 연령별로 부담중량을 차등 적용하는 별정Ⅳ형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부담중량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홈그라운드 이점까지 안고 있어서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다. 오랜만에 출전하는 점도 이미 과거에 두어 차례 공백기 이후 곧바로 입상한 적이 있어 우려할 필요가 없다.
다만 한 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게이트다. 최근 부경주로가 극단적으로 가볍고, 특히 안쪽이 너무 유리한 상황이라 게이트가 외곽으로 밀린다면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 말은 따라가는 데도 익숙하기 때문에 굳이 선행을 고집할 필요가 없어 게이트가 최외곽으로 밀리지만 않는다면 임기응변의 한수를 둘 수 있다.
두 번째 우승후보로 꼽히는 말은 이미 언급한 인디언블루다. 인디언블루는 앞서 언급했던 뚝섬배 출전 이후 한 차례 더 경주를 했다. 지난 4월 2000미터 경주에 출전해 좋은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게이트를 박차고 나와 곧바로 탄력을 붙이는 능력, 즉 순발력이 다소 뒤질 뿐 이후의 가속능력이나 막판의 끈기와 탄력은 상대마들보다 절대 뒤지지 않는다.
이번 경주 거리가 뚝섬배보다 200미터 늘어난 1600미터이고 부경의 결승선 거리는 서울보다 약 100미터가 더 길기 때문에 종반에 감동의바다에 설욕할 거리와 시간은 충분할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한 가지 경계해야 하는 상황은 안쪽에 갇히는 것이다. 최근 부경 경주로는 인코스가 절대 유리하기 때문에 기수들도 대부분 안쪽을 선호하고 몰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중반에 갇히지 않고 어떻게 거리를 좁힐 것인가와 종반에 진로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이 말한테는 최대관건이 될 전망이다.
그 다음으로 꼽을 만한 도전 가능마는 조이럭키와 헤바, 상류다. 조이럭키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직전 뚝섬배에서 약간의 늦출발과 무리한 따라잡기, 거기에 외곽질주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KNN배를 앞둔 상황에서 지난주에 1군 경주에 출전하는 무리수를 둬 조이럭키를 아끼는 팬들의 우려를 샀다. 박윤규 조교사는 “습보 훈련을 하는 셈치고 출전했다”며 “단거리 경주라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암말에게, 그것도 원정출전을 앞둔 상황에서 무리한 일정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조이럭키는 일단 출발이 썩 매끄럽지 않다. 일반경주에선 관심을 가질 필요도 없는 옥에 티 정도의 약점이지만 대상경주에선 다르다. 미세한 차이가 승부를 가를 만큼 경주가 치열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뛰어온 경주를 살펴보면 조이럭키는 선행을 나서거나 선행과 비슷한 상황으로 앞선에 붙어서 전개를 해야만 나은 능력을 발휘했다. 모래를 맞아본 적이 거의 없는(딱 한번 일부구간 경험) 말이라 안쪽에서 곱게 선입으로 따라가는 작전은 모험으로 보인다. 감동의바다는 최외곽으로 밀리지만 않는다면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지만 조이럭키는 안쪽 게이트 확보가 최대 관건이 될 것 같다. 단순히 안쪽이냐 아니냐보다 선행 상대마들보다 게이트가 안쪽이라야 하는 것임은 물론이다.
헤바는 뚝섬배에서 목, 코 하나 차이로 2위를 놓치고 4위를 한 마필이다. 체구가 작아서 몸싸움에 약한 단점이 있지만 안쪽에서 곱게 따라갈 수 있는 전개가 그려진다면 복병마 노릇을 톡톡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뚝섬배 이후 공백이 길어 경주감각에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찰과상 등으로 최근까지도 계속 치료를 해왔으며, 훈련은 4월 14일부터 25일까지 하다 이후론 최근까지 중단된 상황이다. 아직 경주일까진 시간적 여유가 없는 건 아니지만 훈련량 등으로 볼 때는 자신의 능력을 100% 쏟아내기는 힘들 것으로 분석된다.
상류는 매번 끝번신청을 하는 마필이라 이번에도 최외곽 게이트에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순간적인 폭발력은 다른 마필에 뒤처지지만 중반 이후 외곽을 감고 올라오는 힘과 지구력이 일품인 말이다. 레이스가 초반부터 빠르게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일반경주 때처럼 무리하게 외곽을 감기보다는 서서히 탄력을 붙이며 거리를 좁히다가 직선주로에서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김시용 프리랜서
삼복승 ‘베팅 팁’ 축마는 승률보다 입상률 높은 말로… 흔히들 예상과 베팅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분야라고 한다. 예상을 5두 이내로 잘 압축해놓고도 실전에선 고배당을 적중시키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대부분의 팬들은 그 경주에서 가장 우승 가능성이 높은 말을 기둥으로 놓고 베팅한다. 하지만 이는 절반만 맞는 베팅법이다. 가령 선행만 나서면 괴력을 발휘하는 말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힐 때 선행에 실패할 위험이 다소라도 존재한다면 이는 복식이나 쌍식 축으로는 몰라도 삼복승 축으로는 부적절하다. 선행에 못갈 경우 순위권으로 처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엔 1위나 2위를 할 확률은 낮더라도 3위 이내엔 가장 안정적인 말을 베팅의 기둥으로 세우는 것이 좋다. 인기마가 빠질 경우 고배당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둥을 두 개로 놓고 베팅하는 방법도 좋지만 하나만 놓고 두 번째 줄에 여러 마리를 마킹하는 삼복합 베팅도 4~5두로 압축되는 상황에선 해볼 만하다. 삼복합 베팅에선 마권수가 복승식과 똑같다. 가령 5번을 기둥으로 맨 윗줄에 마킹하고 두 번째 줄에 2, 3, 6, 7번을 마킹한다면 5번은 무조건 3위 이내로 와야 하는 전제에서 2, 3, 6, 7 가운데 두 마리를 더 맞히는 게임이므로 복식과 같이 6가지 마권이 나오는 것이다. [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