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희야>로 칸 국제영화제를 찾은 배두나는 영화제 내내 남친인 짐 스터게스와 동행했다. 연합뉴스
배두나는 칸 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진출한 주연영화 <도희야>로 영화제를 찾은 3박4일 동안 짐 스터게스와 언제나 함께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동행이었던 탓에 칸 현지는 물론 한국에서도 이들은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한국과 영국을 대표하는 두 톱스타의 만남은 화제를 뿌리기에 충분했다.
배두나는 5월 19일 칸 국제영화제 상영관인 드뷔시 극장에서 진행된 <도희야> 공식 상영에 남자친구를 대동하고 나타났다. 한국 취재진은 물론 현지를 찾은 영화 관계자들까지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 공식 상영 직전 무대에 올라 인사한 배두나는 객석으로 내려와 한 남자의 손을 맞잡았다. 그제야 비로소 눈에 띈 이 남자는 영국 출신의 인기 배우 짐 스터게스였다. 한국에서도 <원데이> 등의 영화로 여성 팬들로부터 인기를 얻는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이기도 하다.
“물어보면 답하겠다.”
<도희야> 공식 상영 다음날인 20일 오후. 칸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난 배두나는 짐 스터게스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을 받고 예상했다는 듯 잠시 뜸을 들이더니 “내 남자친구”라고 답했다. 어색한 침묵이 흘렀지만 배두나는 곧 다시 입을 열었다.
“그 친구(짐 스터게스)는 내가 <도희야>를 선택할 때부터 촬영하고 개봉을 앞둔 지금까지 옆에서 늘 지켜봐줬다. 칸에서 영화를 보고 나선 ‘정말 좋다’고, 출연한 배우들 모두를 칭찬했다.”
<클라우드 아틀라스> 한국 개봉 당시 둘의 인터뷰 모습. 연합뉴스
배두나와 짐 스터게스의 인연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배두나는 <매트릭스> 시리즈를 만든 라나, 앤디 워쇼스키 감독의 새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캐스팅돼 독일과 영국에서 촬영을 소화했다. 짐 스터게스는 영화에서 배두나의 연인으로 등장했다. 이들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소문이 급속히 퍼진 건 영화가 한국 개봉을 앞뒀던 2012년 12월께부터다.
짐 스터게스는 감독과 출연진이 참여한 영화 프로모션을 마치고도 고향인 영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서울에 머물렀다. ‘친구’라고 밝힌 배두나와 서울 여행을 즐기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당시 배두나는 “짐은 친한 친구”라고 선을 그었다. 그렇게 열애설은 사라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둘의 관계가 다시 관심을 모은 건 지난해 2월이다. 이번엔 미국 매체를 통해 이들이 ‘연인’으로 소개됐다. 심지어 두 사람이 LA에서 팔짱을 끼고 데이트를 하는 사진까지 공개됐다. 이때도 배두나는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대중의 관심을 정중히 거절했다.
칸 국제영화제 동행은 이들 연인에게 자유를 준 듯했다. 배두나와 짐 스터게스는 3박 4일 동안 서로 팔짱을 끼거나 허리에 손을 두른 채 칸의 거리를 활보했다. 이는 한국 영화 관계자는 물론 짐 스터게스를 알아보는 더 많은 해외 영화 팬들의 눈에도 자주 목격됐다.
칸에서 짐 스터게스는 배두나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도희야> 제작진의 회식 자리에까지 동행했다. 덕분에 짐 스터게스는 한국 영화 관계자들과도 교감을 나눴다. 뿐만 아니다. 배두나는 칸을 찾은 둘째 날일 20일, 하루 종일 각종 인터뷰를 소화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한국을 비롯해 30여 개 매체로부터 인터뷰 제의를 받아 하루의 시간을 온전히 인터뷰에 쏟았다. 그 곁을 지킨 건 연인 짐 스터게스였다. 그는 여자친구가 해외 매체들과 진행하는 인터뷰를 묵묵히 지켜봤다. 이 모습에 놀란 건 현장에 함께 있던 영화 관계자들이었다. 칸에서 만난 <도희야>의 한 제작관계자는 “할리우드에서 유명한 배우인데 마치 우리 스태프 같다”며 “그의 소탈한 모습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배두나와 짐 스터게스는 19일 칸 드뷔시 극장에서 열린 <도희야> 상영에 함께 등장했다. 사진제공=무비꼴라주
배두나와 짐 스터게스의 데이트는 <도희야>의 칸 국제영화제 공식 일정이 모두 마무리된 이후에도 계속됐다. <도희야>로 함께 칸을 찾은 배우 송새벽, 김새론 등이 출국한 21일 오후. 배두나는 연인과 함께 칸의 한 레스토랑을 찾았다. 그곳에서 배두나는 뜻밖의 인연을 만났다. 영화 <표적>을 들고 칸 국제영화제를 찾은 선배 배우 김성령이다.
두 사람은 2007년 방송한 SBS 드라마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에서 자매 사이로 출연했던 사이다. 당시 각별한 우정을 나눴던 둘은 7년이 지난 뒤 각각의 주연 영화로 칸에 진출했다. 반가운 마음에 배두나는 김성령을 얼싸안았고 자신의 옆에 있던 짐 스터게스를 “남자친구”라며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칸 국제영화제를 찾은 관계자는 배두나의 자유분방한 모습을 지켜보며 “멋있는 여배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부분의 여배우들이 철저하게 사생활을 감춘 채 대중과의 소통을 거부하는 반면 배두나는 그만의 방식으로 인연을 공개했기 때문. 물론 “그 상대가 영국인 배우라는 점에서 특수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다.
칸에서의 공개 데이트를 마친 배두나는 다시 일에 집중한다. 6월부터 9월까지 세 번째 할리우드 주연 영화 촬영이 예정돼 있다. 어떤 영화인지에 대해 배두나는 “할리우드 제작 관행”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그의 활발한 해외 행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칸(프랑스)=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