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웹 주심은 11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 새로운 도구(배니싱 스프레이)는 프리킥 상황에서 수비수들이 적정 거리를 지키게 해줘, 공격하는 팀에게 세트피스 상황에서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며 배니싱 스프레이 도입으로 프리킥 득점이 많아질 것이라고 의견을 비쳤다.
배니싱 스프레이는 그라운드 잔디 위에 뿌리는 흰색 스프레이로, 뿌린 뒤 1분 이내 사라진다고 해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스프레이를 통해 주심은 프리킥 상황에서 수비수들이 공에서 떨어져야 하는 최소거리인 10야드(9.15m)를 표시해줄 수 있다. 수비수들이 정해진 거리를 지키면, 프리킥 공격을 하는 입장에서 프리킥 득점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에서는 지난해 여름 터키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서 처음 도입됐다. 월드컵에서는 골라인 판독 기술과 함께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처음 시행될 예정이다.
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클래식에서는 배니싱 스프레이 사용 전후 프리킥 득점의 차이가 크게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연맹에서도 배니싱 스프레이를 도입하면서 프리킥 득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2013년 시즌이 끝나고 2012년 시즌과 비교했지만 프리킥 득점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실제 2012 K리그에서는 단일리그 338경기 중 터진 프리킥 득점은 29골로 경기당 0.08골이었다. 그리고 배니싱 스프레이가 도입된 2013 시즌은 K리그클래식(1부리그)과 K리그챌린지의 총 406경기에서 29골의 프리킥 득점이 나왔다. 경기당 0.07골로 배니싱 스프레이 도입 전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맹 관계자는 “아직 도입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아 프리킥 골 증가 비교를 하기는 무리가 있다”면서 “또한 최근 K리그에는 과거 고종수나 이천수처럼 프리킥 스페셜리스트들이 많지 않아 프리킥 골이 많이 나오지 않는 면도 있다. 월드컵에서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많이 출전하는 만큼 배니싱 스프레이로 인한 프리킥 골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맹 관계자는 “당초 배니싱 스프레이 도입을 통해 기대했던 효과 중 하나인 경기 중 프리킥 준비로 인해 지체되는 시간 단축은 효과를 봤다”고 덧붙였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