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은 조현준 사장이 이달 초 3회에 걸쳐 효성 주식 6만 3629주를 매입해 지분율이 10.14%에서 10.32%(362만 3483주)로 상승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10.32% 지분율은 최대주주인 아버지 조석래 회장과도 같은 규모로, 조 사장은 조 회장과 함께 공동 최대주주가 됐다.
조 사장은 효성그룹 지분율은 지난 2월 9.85%(346만 264주)였지만, 4달 만에 10.32%까지 끌어올리며 조 회장과 함께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어 조 회장의 삼남 조현상 효성그룹 부사장(43)도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효성 주식 15만 9061주(0.45%)를 사들여 지분율을 9.18%에서 9.63%까지 높였다.
이로써 조 회장 삼부자 효성 지분율은 30.27%로 30%대를 회복했다. 앞서 효성그룹은 지난해 1월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이 효성 경영에서 손을 떼고 떠나면서, 효성 주식 240만 주(6.84%)를 전량 매도해 조 회장 삼부자의 지분율이 26.40%로 급락했다. 삼 형제가 균등하게 7%씩 보유하던 지분구조도 깨져, 이후 장남 조현준 사장과 삼남 조현상 부사장이 공격적인 지분 매입에 나섰다.
이번 주식 매입으로 조 사장이 효성그룹 공동 최대주주 지위를 얻으면서 재계에서는 효성의 후계 구도가 어느 정도 굳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석래 회장은 79세로 고령인데다 전림선암 투병에 심장부정맥 등의 지병으로 혼자 거동하기도 불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조 회장은 현재 수백억 원의 회사돈을 빼돌리고 분식회계를 통해 1000억 원대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경영 일선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효성그룹의 승계 구도 정리가 시급히 필요한 까닭이다.
그러나 조 사장과 동생 조 부사장의 지분율 격차가 1% 미만이라, 조 부사장이 지분을 추가 매입한다면 지분율 순위는 뒤바뀔 수도 있다.
한편 효성 관계자는 조 사장과 조 부사장의 지분 매입에 대해 앞서 지난 5월 21일 “지분 매입을 경영권 승계 차원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장된 것”이라며 “경영권 방어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