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첼시 공식 홈페이지
첼시 공식홈페이지는 13일(한국시간) FC바르셀로나 미드필더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5년으로, 영국 언론이 추정하는 이적료는 3000만 파운드(약 513억 원)다.
파브레가스의 등번호는 아스널과 바르샤에서 달았던 ‘4번’을 그대로 받았다. 기존 첼시의 4번은 브라질 출신 수비수 다비드 루이스였다.
파브레가스는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아직 해야할 일이 있다고 생각했고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다른 팀들의 많은 이적 요청이 있었지만 첼시가 최고의 팀이라는 것을 느꼈다. 우승에 대한 열망과 배고픔이 내가 추구하는 축구와 상당히 맞아 떨어졌다”고 이적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그는 “첼시는 훌륭한 선수들도 구성돼 있고 놀라운 경력을 지닌 감독이 팀을 이끌고 있다”며 “첼시에 내 모든 것을 바칠 것이다. 빨리 첼시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뛰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파브레가스는 친정팀 바르셀로나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바르셀로나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나는 3년 동안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했고, 바르셀로나를 위해 뛰었다는 것에 무한한 영광을 느꼈다”고 표현했다.
이번 이적으로 파브레가스는 3년 만에 EPL 무대에 복귀하게 됐다. 지난 2003년 16세의 나이로 바르셀로나에서 아스날로 이적한 파브레가스는 8년 동안 303경기에 출전해 57골을 기록하며 에이스로 성장했다. 아르센 벵거 감독도 그의 활약에 보답해 파브레가스를 아스널 주장으로 선임했지만, 그는 고향으로 복귀 의사가 강해 지난 2011년 친정팀 바르셀로나로 이적했다.
파브레가스는 바르셀로나에서 리그 우승과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을 경험했지만 기존 멤버들에 밀려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바르셀로나가 대대적인 개편에 들어가면서 결국 3년 만에 EPL로 복귀하게 됐다.
파브레가스의 EPL 복귀는 여러모로 주목을 끌게 됐다. 먼저 복귀하면서 이전에 자신이 몸담았던 아스널이 아닌 첼시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첼시는 아스널과 같이 런던을 연고지로 하면서 런던 더비 라이벌이다. 따라서 파브레가스가 첼시 소속으로 아스널의 홈구장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 나왔을 때 아스널 팬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첼시의 사령탑은 무리뉴 감독이다. 무리뉴 감독은 2013년도까지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이었다. 무리뉴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 감독으로 있고 파브레가스가 바르셀로나에서 선수로 뛰던 당시, ‘엘 클라시코’ 라이벌 관계에서 두 사람은 여러 차례 날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2월에도 무리뉴 감독이 “바르셀로나는 예전의 바로셀로나가 아니다. 메시, 파브레가스, 네이마르 등 좋은 선수들이 있긴 하지만 최근 수십 년 중 최악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혹평하자, 파브레가스는 “무리뉴 감독은 입을 다물고(Shut up) 첼시 경기에나 신경 써야 한다”고 일침을 날린 바 있다. 이에 두 사람이 한 팀에서 좋은 시너지를 낼지도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한편 파브레가스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스페인 대표팀에 승선해 오는 14일 네덜란드와의 B조 1차전에 나설 예정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