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가 2012년 자신의 27번째 생일을 기념해 구입한 5억 원대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와 메시가 평소 몰고다니는 4000만 원대 미니 쿠퍼 컨버터블.
호날두의 얘기처럼 그와 메시는 플레이 스타일이 다른 선수다. 그라운드 밖의 모습도 대조적이다. 호날두가 외향적이고 화려해 보인다면, 메시는 내성적이고 소박한 면모를 지녔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가 보유한 자동차에서도 이런 기질이 묻어나온다. 그간 외신 보도, 유튜브 등에 등장한 두 선수의 명품 자동차들을 한번 비교해보자.
슈퍼카 브랜드로 메시와 자신의 관계를 비유할 정도로 호날두의 ‘자동차 사랑’은 남다르다. 호날두의 차고에는 무려 20여 대의 슈퍼카가 소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의 명품 자동차 수집은 지난 2003년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몇 년 뒤부터 발동이 걸렸다. 프리미어리그 시절 호날두는 BMW M6를 시작으로 벤틀리 컨티넨탈 GTC,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 스포츠쿠페, 포르셰 카이엔, 페라리 599 GTB 피오라노, 페라리 F430, 벤틀리 GT 스피드 등을 사들였다. 그의 명품 자동차가 새삼 눈길을 끈 것은 2009년 초에 일어난 교통사고 때문이었다. 당시 그는 페라리 F430(약 3억 2000만 원)을 몰고 캐링턴 연습구장을 향하던 중 터널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차량이 반파될 정도였지만 그는 무사히 차에서 빠져나와 팀 훈련에 합류했는데, 당시 귀갓길에 또 다른 슈퍼 애마인 벤틀리에 오르는 모습이 목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같은 해에 8000만 파운드(약 1366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기록하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명문 레알 마드리드로 둥지를 옮긴 뒤에도 슈퍼카 사랑은 이어졌다.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페라리 599 GTO,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LP 700-4 등이 호날두의 차고를 채웠다. 레알 마드리드의 후원사인 아우디로부터 제공받은 아우디 RS6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호날두의 몇몇 팬 사이트에 따르면 그가 소장한 명품 자동차들 중에서 가장 비싼 슈퍼카는 대당 18억 원대를 호가하는 부가티 베이론으로 알려진다.
호날두가 2011년 사들인 애마 페라리 599 GTO(약 5억 3000만 원), 2012년 자신의 27번째 생일(1985년 2월 5일생)을 기념해 구입한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LP 700-4(약 5억 2000만 원) 등도 초고가의 슈퍼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그가 10년 남짓 동안 사들인 슈퍼카들의 매입 총액은 500만 달러(약 50억 5000만 원)가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우리 돈으로 238억 원에 이르는 슈퍼 연봉의 호날두이기에 가능했던 셈이다.
자신의 소장 자동차 가운데 호날두가 특히 애지중지하는 자동차는 페라리 모델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페라리에 얽힌 일화를 공개한 바 있다. 어린 시절 그가 포르투갈의 스포르팅 리스본 유소년 팀에서 훈련받던 당시의 일이다. 호날두는 곧잘 잘못을 저질러 쓰레기통을 비우는 벌을 받곤 했다고 한다. 그런데 동료 연습생 중 악동들이 쓰레기 수레에 ‘페라리’라고 낙서를 해놓고, 시골 섬 출신인 호날두가 쓰레기를 비우러 갈 때마다 “부릉부릉 야~ 페라리 지나간다”고 소리치며 놀렸다는 것. 그때 소년 호날두는 “그래 계속 떠들어라. 나는 언젠가는 진짜 페라리를 탄다”고 응대하곤 했는데, 실제로 훗날 그 꿈을 이루게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호날두가 사들인 명품 자동차 중에는 스타일이 수려하고 속도감이 빼어난 슈퍼카가 적지 않다. 폭발적인 드리블 모습처럼 그 자신도 안정적인 운전보다는 스피드를 즐기는 스타일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를 타고 마드리드 시내를 달리다 과속으로 적발돼 언론에 오르내렸다.
메시가 보유한 자동차는 호날두에 비하면 소박한 편이다. ‘화려한 외출’보다는 가정과 혼자의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는 그의 성품 때문이기도 하다. 메시는 10대 남짓한 차량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 가운데 슈퍼카는 절반 정도다. 약 3억 6000만 원대의 페라리 F430 스파이더, 2억 4000만 원대인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MC 스트라달레(Stradale)와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S 등이 대표격이다. FC 바르셀로나의 프리미엄 파트너인 아우디의 R8 스파이더(약 2억 2000만 원), 아우디 Q7(약 1억 원 내외)도 보유하고 있다. 메시는 이외에 6000만 원대인 닷지 차저 SRT8, 4000만 원대의 미니 쿠퍼 컨버터블도 타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진다. 과거 자동차 모델을 했던 인연 때문에 중국 자동차 메이커인 치루이 자동차의 ‘체리’도 그의 차고에 놓여 있다.
다양한 슈퍼카에 오르내리는 모습이 언론에 자주 포착되던 호날두와 달리, 메시가 애마를 타고 다니는 모습은 좀처럼 언론에 소개되지 않는다. 공식 행사 이외에는 가능한 한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메시의 라이프스타일 때문이다. 두 선수의 성품은 호날두가 지닌 초고가의 슈퍼카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와 메시가 몰고다니는 중저가의 미니 쿠퍼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을 듯하다. 화려한 호날두와 실속형인 메시, 자동차로 살펴본 두 선수의 모습은 이들이 펼치는 그라운드 위의 경쟁만큼이나 흥미롭기만 하다.
이정수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