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합동 보험범죄전담대책반(반장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 이주형)은 일가족 6명으로 구성된 보험사기단 15명을 적발해 8명을 구속시키고, 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0일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사기단 주범 김 아무개 씨(여·40)는 지난 2008년 10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오빠와 여동생, 사촌, 전 남자친구, 지인 등을 동원해 대담한 보험 사기극을 펼쳤다. 이들은 사전에 사고로 가장할 치밀한 각본까지 만들어 미용칼과 망치로 얼굴과 손가락 등에 상처를 낸 뒤 보험금을 타냈다.
김 씨는 보험브로커로 활동하는 오빠 김 아무개 씨(52) 및 동거남 윤 아무개 씨(41)와 공모해 ‘등산 중 굴러 넘어져 얼굴과 코, 허리를 다쳤다’는 시나리오를 만들어놓고 보험 상품에 집중적으로 가입했다.
이어 이들은 척추장애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김 아무개 정형외과 원장(44)에게 부탁해 척추기기 고정수술을 약속 받은 후 범행을 실행했다.
김 씨와 윤 씨는 경기도 안산의 한 야산에 올라 김 씨가 직접 미용용 칼로 동거남 윤 씨의 이마와 뺨을 10cm 가량 찢고, 망치로 코를 골절시킨 뒤 마치 실제 등산 도중 넘어진 것처럼 119에 신고했다. 윤 씨는 응급실 치룔르 받고 약속된 김 원장으로부터 수술을 받았다.
김 원장과 병원 원무부장은 윤 씨의 수술비를 현금으로 지급받는 조건으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허위진단서를 발급해주고, 또 다른 환자는 산재요양기간을 연장 받을 수 있게 하는 등의 수법을 사용했다.
이렇게 이들이 근로복지공단과 보험사로부터 편취한 금액은 30억 4400만 원에 달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를 벌였지만 혐의를 밝히지 못해 종결했다가, 올해 2월 정부합동 보험범죄전담대책반에서 수사를 재개해 범행 전모를 밝혀냈다.
검찰 측은 “보험금을 타기 위해 칼과 망치 등으로 직접 상해를 입히는 끔찍한 범행”이라며 “보험브로커와 병원장 등이 연계된 전문보험사기조직의 구조적 비리를 엄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