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만 진출해도 월드컵 참가 준비금 명목으로 150만 달러(15억 3000만 원)를 기본으로 지급받는다. 또한 예선전이 시작되면 팀당 800만 달러를 기본 상금으로 준다. 우리나라 대표팀은 조별 예선에서 탈락해도 97억 원 넘게 버는 셈이다. 여기에 선수들은 비즈니스석 왕복 항공권과 함께 체재비용으로 1인당 하루 76만 원 정도를 받게 된다. 이는 약 15일 정도로 합산하면 1000만 원이 넘는다. 본선에 진출한 32개국 선수 모두가 ‘대박’을 터뜨리는 셈이다.
이 많은 돈을 FIFA는 어디서 충당할까. 이번에 FIFA가 각국 방송사에서 지급받게 될 중계권료 수입은 3조 5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FIFA 파트너 기업은 매년 3억 7000만 달러(3785억 원)를 지불한다. 아무리 출전국들과 선수들에게 상금을 퍼줘도 결국은 남는 장사를 한다는 얘기다.
참가국들이 벌이는 포상금 경쟁도 팽팽하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브라질은 1인당 30만 유로, 우리 돈 4억 1500만 원을 우승 포상금으로 약속했다. 브라질에 맞서는 ‘전차군단’ 독일 역시 30만 유로를 우승 상금으로 내걸어 ‘쩐의 전쟁’에서도 치열한 모양새다.
가장 많은 상금을 내건 국가는 ‘우승국 징크스’를 떨쳐내지 못한 스페인이다. 스페인은 우승한다면 선수 당 10억 원(72만 유로)의 포상을 약속했었다. 사상 최대 포상금도 지난 19일 칠레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패배해 물거품이 됐다. 10억 원이라는 돈도 ‘우승국은 다음 월드컵에서 부진한다’는 징크스를 이길 순 없었다.
카메룬 대표팀은 우승상금 협상을 두고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정부는 선수들에게 1인당 8300만 원의 포상을 제시했고, 선수단은 그 3배를 요구했다. 정부가 그만큼은 줄 수 없다고 버티자 차라리 월드컵에 출전하지 않겠다며 선수들은 비행기에 오르지 않았다. 다급해진 정부는 협상을 벌여 선수단을 12시간 늦게 브라질로 보냈다.
우리나라 축구협회는 공식적으로 포상금을 발표하진 않았다. 4강에 오른 2002 한일월드컵 당시에는 선수 1명당 3억 원을 포상으로 지급받았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기여도에 따라 A~D급으로 나눠 A급은 5000만 원, D급은 2000만 원으로 1000만 원씩 차등을 두어 지급했다. 사상 첫 원정 16강에 오른 2010년에는 A급은 1억 7000만 원을 받았고 D급도 9000만 원을 받았다. 4년 전에 비해 FIFA의 상금이 크게 올랐기 때문에 대표팀이 16강에 오른다면 모든 선수들이 억대 포상금을 보장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서윤심 기자 hear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