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벨기에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 리그 H조 3차전. 한국은 사력을 다해 4대 0 압승을 거두며 경기를 끝냈지만 선수들은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며 그라운드를 걸어 나간다. 손흥민은 아예 그라운드에 누워 울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벤치에서 환호성이 울려 퍼진다. 한국이 벨기에를 4대 0으로 이기고도 울어야 했던 까닭은 같은 시간 열린 알제리와 러시아의 경기에서 알제리가 1대 0으로 앞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후반 인저리타임에 러시아가 동점 골을 넣은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과 알제리는 승점이 4점으로 같아진다. 다만 골득실에서 한국이 +2이 되고 알제리는 +1로 앞서 H조 2위가 돼 기적적인 16강 진출이 이뤄진다. 상파울루의 기적이 완성된 셈이다.
#상황 2.
한국과 벨기에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 리그 H조 3차전. 한국은 사력을 다해 3대 0으로 벨기에를 이겼다. 게다가 같은 시간 열리는 알제리와 러시아의 경기는 러시아가 1대 0으로 앞서고 있다. 이로써 기적적인 한국의 16강 진출이 이뤄진 셈이다. 경기가 끝난 뒤 첫 승과 16강 진출의 기쁨을 누리던 선수들이 일순간 얼어붙는다. TV로 경기를 지켜보던 국민들 역시 마찬가지다. 알제리가 후반 인저리아팀에 1대 1 동점골을 넣었기 때문이다.
만약 한국이 3대 0으로 벨기에를 잡고 러시아가 1대 0으로 알제리를 이기면 한국과 러시아는 승점이 4점으로 같아진다. 알제리는 승점 3점으로 탈락이 확정된다. 한국은 골득실이 +1이고 러시아는 0로 한국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다.
그렇지만 알제리가 동점골을 넣으면 반대로 러시아가 승점 2로 탈락 확정이다. 반면 알제리와 한국이 승점 4점으로 동률을 이루지만 한국이 골득실 +1인데 반해 알제리도 +1로 역시 동률을 이룬다. 다득점에서도 한국과 알제리는 6으로 동률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월드컵 순위 결정 규정은 승점에 이어 골득실, 다득점, 승자승, 해당 팀 간 경기 골득실, 해당 팀 간 경기 다득점, 동전 던지기 순이다. 따라서 승점과 골득실, 다득점이 모두 동률을 이룰 지라도 승자승에서 알제리에 밀려 한국은 조 3위로 16강 진출에 실패하게 된다. 상파울루의 비극이 완성되는 셈이다.
환호하는 붉은 악마. 일요신문 DB
#상황 3.
한국과 벨기에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 리그 H조 3차전. 한국은 벨기에를 2대 0으로 승리를 거뒀지만 선수들은 통한의 눈물을 흘리며 그라운드를 걸어 나간다. 주장 구자철은 아예 그라운드에 누워 울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벤치에서 환호성이 울려 퍼진다. 한국이 벨기에를 2대 0으로 이기고도 울어야 했던 까닭은 같은 시간 열린 알제리와 러시아의 경기가 0대 0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후번 인저리타임에 러시아가 결승골을 넣은 것이다. 이로써 한국과 러시아는 승점이 4점으로 동률을 이뤘고 골득실 역시 한국과 러시아가 0로 동률이다. 그렇지만 다득점에서 한국이 5점으로 2점에 불과한 러시아보다 앞서 조 2위로 기적적인 16강 진출이 이뤄진 것이다. 말 그대로 상파울루의 기적이다.
만약 러시아와 알제리가 0대 0으로 비긴다면 한국과 알제리가 4점으로 동률이지만 골득실이 1인 알제리가 0인 한국에 앞서 조 2위가 된다.
[일요신문]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23일 새벽 4시(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의 에스타디오 베이라-히우 경기장에서 열린 알제리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 리그 H조 2차전에서 2대 4로 패했다. 이로써 자력 16강 진출은 힘들어 졌으며 바늘구멍과도 같은 ‘경우의 수’의 미로를 빠져나가야 겨우 16강이 가능하다.
우선 조별예선 3차전에서 알제리가 승리를 거두면 한국은 무조건 16강 진출에 실패한다. 한국이 벨기에를 이길 지라도 승점이 4점에 불과한 데 반해 알제리가 승리하면 승점이 6점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알제리는 조 1위 등극까지 가능해진다.
알제리가 러시아와 비길 경우 한국은 벨기에를 4점 차 이상으로 이겨야 한다. 승점에서 4점으로 동률을 이루지만 골득실에서 3점 뒤져 있는 터라 4점차 이상으로 벨기에를 이겨야 조2위가 가능하다.
좌절하는 붉은 악마. 일요신문 DB
물론 3점차로 이길 지라도 진출이 가능할 순 있다. 알제리와 러시아가 무득점으로 비기고 한국이 벨기에를 3대 0으로 이기면 다득점에서 알제리를 앞설 수 있기 때문이다. 알제리와 러시아가 1대 1로 비기면 한국은 벨기에를 4대 1로 이기면 된다. 결국 알제리가 득점을 올릴 때마다 한국은 3골에서 한 골 씩 더 득점하며 벨기에를 3점차로 이기면 된다. 이런 복잡한 계산을 하지 않으려면 깔끔하게 4점차로 이기면 되는 데 쉽지는 않은 그림이다.
러시아가 알제리를 이기면 조금 더 쉬워 진다. 이 경우 한국이 벨기에를 이기면 러시아와 함께 승점 4를 기록한다. 러시아는 골득실에서 한국에 한 골 앞서 있다. 따라서 러시아와 알제리의 골득실 보다 한 골만 더 차이를 벌리면 된다. 다득점에선 한국이 2점 앞서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러시아가 알제리를 1대 0으로 이길 경우 한국이 벨기에를 2대 0으로 이기면 된다. 이 경우 러시아와 한국은 골득실이 0로 같아지지만 다득점에선 한국이 5점으로 2점인 러시아를 앞서게 된다.
결국 한국 팀 입장에선 H조 조별 예선 3차전에서 벨기에를 상대로 최대한 많은 득점을 올리며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벨기에는 주전 선수에게 휴식을 주고 후보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준다는 방침이다. 수비의 핵 뱅상 콤파니와 공격의 핵 에당 아자르만 출전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대승도 노려볼만 하다는 게 축구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한 러시아가 적당히 선전해야 한다. 알제리를 이기거나 적어도 지지 않고 비겨야 한다. 다만 러시아가 실점을 최소화 하며 득점도 최소화해서 이기거나 비겨야 한다. 이제는 러시아의 조직력과 수비력, 그리고 공격력은 빈약하지만 충분히 한 두 골은 놓을 수 있는 역습 능력을 굳게 믿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