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김수현은 전지현과 함께 중국 헝다그룹 광천수 헝다빙촨(恒大氷泉) 광고모델로 발탁됐다. 하지만 원산지가 ‘창바이산’(이하 ‘장백산’ 長白山)으로 표기된 데 대해 네티즌 대다수가 문제를 제기해 논란이 일었다.
네티즌들은 “해당 생수의 생산지가 백두산인데, 원산지를 창바이산(장백산 長白山)이라 표기하고 있다”며, “왜 한국 배우가 백두산을 장백산이라고 표기하는 생수의 모델로 발탁 된 것이냐”고 지적했다.
장백산은 중국에서 부르는 백두산의 이름이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장백산이란 명칭 자체가 백두산을 중국 문화권으로 편입시키려는 이른바 중국의 ‘동북공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게 학계의 주된 시각이라는 것에 있다.
그동안 국내 정치학계에서는 중국이 장백산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의 이면엔 ‘백두산은 중국의 것’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해왔다. 다시 말 해 장백산이 동북공정의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동북공정 논란이 일자 김수현 측은 보편적 정서 상 ‘장백산’ 생수 광고라는 것을 인지하고 계약했을 가능성이 높았음에도 “광고를 선택하면서 수원지까지는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며 “좀 더 세심하게 검토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이런 문제가 야기돼 유감이고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이후 김수현 측은 논란이 계속되자 중국 측과 해당 문제를 놓고 협의를 계속한 끝에 CF 계약 해지 요청을 하며 급한 불을 끄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결국 김수현 측은 CF 모델을 계속하기로 결정해 김을 빼고 있다.
김수현의 소속사 키이스트는 “헝다그룹과 키이스트는 앞으로도 한중 양국의 깊은 신뢰와 이해를 바탕으로 더 많은 교류와 우호적인 협력이 필요한 시점임을 인지하였고, 중국에서 생산 및 판매되는 헝다그룹의 생수제품 취수원의 현지 표기에 대해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없었음을 서로 인정하며 이해했습니다. 이에 더 이상의 오해나 억측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 네티즌 다수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하는 것과 뭐가 다르나“ 분노
이 발표를 두고 네티즌 대다수는 분노에 휩싸였다. 이 논란의 핵심은 정치적 의도의 유무에 있는 게 아니라 ‘백두산’을 ‘장백산’으로 표기한 데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현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일례로 한 네티즌은 “한국 배우가 일본에 가서 ‘다케시마’ 생수 광고를 찍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엄청난 매국노 짓을 했음에도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배우 김수현과 키이스트 측에 대단히 큰 실망감을 느낀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네티즌들 역시 “백두산을 장백산이라고 하는 게 잘못된 게 아니면 독도를 다케시마로 부르는 것도 정당화된다는 것을 모르는가? 중국의 동북공정 작업에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면 그게 바로 매국 아닌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배우 김수현에 대한 실망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여론이 안 좋아지자 광고 계약 해지 요청을 뒤늦게 하더니 ‘부끄럽고 죄송하다’는 기사를 내도 모자를 판국에 ‘억 대의 손해를 감수하고 계약 해지 요청했다’는 식으로 무슨 애국지사인 마냥 기사 내던 모습이 생생하다… 그러더니 결국은 광고를 찍는다고 한다. 정말 대단하다. 중국시장이 그렇게 중요하고 좋으면 거기 가서 배우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 그 따위 매국노 정신으로 한국에서 사랑을 받고 돈을 벌길 바라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또 다른 네티즌은 “계약 과정에서 아무것도 몰랐다는 키이스트의 주장도 믿기 어렵다. 굳이 ‘중국의 산 장백산에서 나오는 물’을 강조하는 생수 광고에 왜 한국 배우를 쓰는 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봤으면 한다”며 “한국 배우가 일본에서 다케시마 생수 파는 짓과 같다. 국민을 우롱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김포그니 기자 patronu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