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용빈)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 사건’ 제보자 전직 국정원 직원 김상욱 씨(51)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김 씨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6월을, 위계공무집행방해 및 국정원직원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해 달라”고 밝혔다.
검찰은 “김 씨가 개인적인 이익 추구를 위해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을 계획적으로 폭로했다.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충족하려 한 범죄”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씨 측 변호인은 “김 씨의 행위는 국정원의 위법활동을 밝힌 공익 제보성이 강하기 때문에 정당방위다”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김 씨 역시 최후 진술에서 “댓글 제보는 국정원과 직원들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기여한 것”이라며 “(검찰 추가기소는)국정원을 배신하면 끝까지 처벌하겠다는 조폭 논리”라고 호소했다.
김 씨는 지난 2009년 국정원에서 명예퇴직한 뒤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후 김 씨는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 참여해 당시 국정원 직원이었던 정 아무개 씨(50)를 통해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의 차량운행 정보, 주소 등 정보를 수집해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을 제보했다.
이에 검찰은 김 씨가 대선에 영향을 끼치려는 목적으로 국정원 댓글 활동 사실을 누설해 선거운동 기획에 참여한 혐의와 국정원 정보를 야당과 언론에 누설한 혐의 등이 있다며 불구속 기소했다. 또한 김 씨는 1심 재판 과정에서 기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국정원직원법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추가 기소되기도 했다.
또한 김 씨의 지시를 받고 지난 2012년 11월부터 12월 직원들을 미행해 집주소와 차량정보 등을 수집해 제공하고 ‘원장님 지시말씀’ 문서를 메모한 뒤 전달한 전직 국정원 직원 정 씨 역시 공직선거법 위반 및 국정원직원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정 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앞서 1심에서는 김 씨가 직무상 취득한 비밀을 누설하기는 했으나 국가안보와 관련된 중요 중요정보는 아니었고, 그가 선거 기획에 관여했다고 보는 것은 비약일 수 있다며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정 씨에게도 100만 원의 벌금형을 판결했다.
한편 김 씨와 정 씨의 선고공판은 오는 7월 10일 열린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