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시문화스프츠센터 위탁운영자에 광주지방공사(사장 안병균)가 재선정됐다. 이로써 공사는 오는 7월부터 3년간 센터를 운영하게 됐다. 사진은 광주시문화스포츠센터 전경. /사진제공=광쥣
[일요신문]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혈세 먹는 하마’로 불리는 경기 광주시 문화스포츠센터에 대한 위탁 운영자가 광주지방공사로 재선정 되면서 광주시가 센터의 운영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광주시(시장 조억동)는 지난 3년간의 운영결과를 평가하고 향후 중․장기 운영계획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광주지방공사가 위탁 운영자로 재선정됐다고 26일 밝혔다.
이에 따라 시는 27일 시청 상황실에서 조 시장과 안병균 광주지방공사 사장, 관계자 등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재위탁 협약’을 체결했다.
시는 재위탁 결정을 발표하면서 “공사가 문화스포츠센터를 지난 3년간 운영하면서 내부적으로 조직을 2본부 6팀에서 1본부 4팀으로 축소해 효율적인 운영을 도모했다”고 밝혔다.
또한 “사업지출은 11.3% 절감한 반면 수입은 10.4% 증가해 전체적인 운영수지가 개선됐고, 개관 당시 월 평균 1만 여명이었던 이용인원이 현재 4만명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재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시가 공사에 위탁을 다시 맡기기 위해 무의미하고 표면적인 수치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 문화스포츠센터의 운영구조 개선에 대한 필요성은 오랜 기간에 걸쳐 많은 사람들이 지적해왔던 사항이다.
문화, 예술계에 폭넓은 인맥을 가진 외부 인사를 영입해야 한다거나, 전문 업체에 운영을 위탁해야 한다는 지적은 매년 감사 때마다 나오는 단골메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시는 또다시 광주지방공사의 손을 잡아줬다.
경기 광주시 조억동 시장과 광주지방공사 안병균 사장이 27일 시청 상황실에서 광주시문화스포츠센터 위탁운영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왼쪽에서부터 세번째 안 사장, 네번째 조시장. /사진제공=광주시
일각에서는 이러한 불합리한 결정의 배경에는 공사의 임원진이 큰 원인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 안병균 광주지방공사 사장이 광주시 고위공무원 출신인 것처럼 과거 공사 임원진의 대부분을 광주시 공무원 출신들이 장악해왔다.
광주지방공사 임원직이 퇴직 후 보은성 낙하산 인사의 대표적인 사례로 비판받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광주지방공사는 7월부터 ‘광주도시관리공사’로 명칭을 개편, 지방공기업으로서 공익성과 수익성을 조화롭게 유지하며 각종 개발사업과 주민편의 증대를 위한 사업을 역동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공사의 대표적인 업무가 하수종말처리장 운영 등의 영역으로, 문화 스포츠센터를 운영할 만한 전문적인 역량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날 위탁운영 협약식에서 조 시장은 “문화스포츠센터가 광주시를 대표하는 문화·체육시설로서 다양한 문화공연과 예술아카데미 및 스포츠강좌를 통해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더욱 다양한 문화컨텐츠와 쾌적한 생활체육환경을 제공해 시민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문화시설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조 시장의 이러한 당부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의원 등에서 그동안 줄기차게 제기돼오던 “비전문가 집단에 맡긴 위탁경영을 철회하고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시가 재선정 이유 중 하나로 꼽은 지난해 공사의 문화스포츠센터 조직개편안 발표 때 당시 일부 시의원들로부터 공사의 조직개편안이 ‘본질을 무시한 생색내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당시 장형옥 시의원(무소속)은 “가용예산이 200억 원에 불과한 시의 입장에서 60억 원의 적자는 큰 부담”이라며 “지금이라도 비전문가 집단에 맡긴 위탁경영을 철회하고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 의원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공사는 다시 문화스포츠센터의 운영을 맡게 됐다.
광주시와의 이번 협약에 따라 광주지방공사는 오는 7월부터 3년간 광주시문화스포츠센터를 위탁운영하게 됐다.
정원평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