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나경원 전 의원(오른쪽)이 수원병 출마를 원하고 있어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출마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손학규 상임고문과의 대결이 성사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26일 대법원 판결 이후 최종 확정된 7·30 재보선 지역구는 △서울 동작을 △부산 해운대·기장갑 △광주 광산을 △대전 대덕 △울산 남구을 △경기 수원을 △경기 수원병 △경기 수원정 △경기 평택을 △경기 김포 △충남 서산·태안 △충북 충주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전남 나주·화순 △전남 순천·곡성이다.
새누리당은 전날인 25일 ‘공식적으로’ 공천 신청을 마감하고 심사에 돌입했다. 공천을 신청한 후보자는 모두 53명. 가장 경쟁률이 치열한 곳은 서병수 신임 부산시장 지역구였던 부산 해운대·기장갑으로 신청자만 15명에 달했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 전 노동부 장관은 경기 평택을,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동작을 빅딜설’이 제기됐던 이혜훈 전 의원은 울산 남구을에 각각 공천을 신청했다. 전남 순천·곡성에는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단독 신청해 사실상 후보로 확정됐다. 경기 수원정, 전남 나주·화순,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에는 공천 신청자가 없어 재공모에 들어갔다.
여권의 관심은 ‘비공식적으로’ 재·보선 출마가 예상되는 거물급 여권 인사들의 행보에 집중된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보궐선거 지역구가 된 동작을은 당에서 이진식 전 동작을 당협위원장만 유일하게 공천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이번 재보선 핵심 지역구인 만큼 전략공천이 예상된다. 현재 동작을에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 김문수 전 경기지사, 나경원 전 의원과 함께 지난 22일 페루에서 귀국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하마평에 오른다.
한 여권 관계자는 “오 전 시장이 최근 급부상 중인 것으로 안다”며 “동작구는 지난 두 번의 지방선거에서 모두 야당이 구청장을 가져갔다. 정몽준 의원 이상 가는 존재감이 있어야 지킬 수 있는 지역구라 다들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김문수 전 지사 측은 패배할 경우 정치적 타격을 계산 중인 것 같고, 김황식 전 총리 역시 본인이 적극적이지 않다. 그나마 오세훈 전 시장이 낫지 않겠느냐는 말이 많다”라고 전했다.
4개 지역구 가운데 3군데서 재보선이 열리는 경기 수원지역 역시 중진급 차출이 거론되고 있지만 물밑 조율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거론되는 후보 대다수가 남경필 경기지사 지역구였던 수원병 출마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진표 전 의원 지역구인 수원정은 야권 성향이 강해 여권 거물급 주자들이 출마 자체를 꺼리는 상황이다.
나경원 전 의원 역시 본인은 수원병 출마를 원하고 있지만 당에서는 수원정을 권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지역은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손학규 상임고문의 출마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어 ‘손학규 대 나경원’ 대결이 성사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공천 신청자가 없어 재공모에 들어간 수원정에는 최근 이준석 전 비대위원 전략공천이 적극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의 여권 관계자는 “이 전 비대위원 역시 재보선 출마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 본인이 수원병 공천을 원하는 것도 같은데, 지도부에서 ‘손학규 대 이준석’ 같은 구도를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공천 신청 마감 이후 재선거가 확정된 충남 서산·태안 역시 관심 지역구로 떠올랐다. 특히 여권에서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한상률 전 청장은 지난해 새누리당 입당 이후 고향인 서산에서 출판기념회 여는 등 정치입문을 위해 지역에서 뛰고 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의 경우 고향이 충남 태안군이라는 점을 들어 출마를 고려 중이다. 이 밖에도 문제풍 전 국회사무처장, 유상곤 전 서산시장, 박태권 전 의원 등도 하마평에 오른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