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5일 이완구 원내대표와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국회 현안을 논의했다. 사진제공=청와대
종합하면 이런 이야기들이다. 그간 이 원내대표가 청와대와 전혀 교감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몇 차례 연출됐다. 이명박 정부 때 특임장관으로 부활한 바 있는 정무장관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정무장관을 부활시켜 대통령과 국회를 수시로 연결할 교량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특임(정무)장관 부활은 친박계 핵심 실세라는 최경환 전 원내대표(현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두 차례나 청와대에 건의했다 묵살된 바 있다. 이런데 결과물을 내놓지 못할 특임장관 이야기를 계속하자 정치권 일각에선 “이 원내대표가 청와대 분위기를 너무 모르는 것 아니냐”고 지적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문창극 전 국무총리 내정자 사퇴로 이 원내대표 꼴이 말이 아니게 됐다. 지난 6월 23일 문 전 총리 내정자가 사퇴 기자회견을 하기 전날까지 이 원내대표는 “적격인지 부적격인지는 청문회를 열어서 판단하자”고 주장했다. 청와대와 전혀 교감하고 있지 못한 모양새를 자기 입으로 떠든 꼴이 됐다. 정치권 기류에 밝은 한 인사는 이런 말을 들려줬다.
“일단 청와대가 이 원내대표를 불러 다독인 것은 앞으로 힘을 실어주겠다는 제스처가 아니겠는가. 7·14 전당대회 분위기가 쉽지 않으니 차라리 원내대표단 위상을 높여 차기 당대표의 힘을 뺄 수 있다는 의중 표현으로 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최고위원단에 들어갈 친박계 숫자가 많지 않은 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일단 청와대로선 이 원내대표라도 큰 아군으로 만들어놔야 한다.”
정가에서는 “친박계 맏형이라는 서청원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실권이 그쪽으로 가겠지만 김무성 의원이 당권을 맡으면 이 원내대표에게 힘이 많이 실릴 것”이라고 내다본다. 김무성-서청원 ‘빅2’의 당권 대결 결과가 이완구 원내대표의 위상에까지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선우완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