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당 공관은 외부 손님을 초청하거나 공식적인 행사를 치를 일이 많지 않아 유지비용 등에 대한 예산 논란이 일기도 한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에 있는 경기도지사 공관.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치열했던 6·4 지방선거의 경쟁을 뚫고 당선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각 지방정부로부터 제공받은 공관으로 입주했다. 지자체장은 지역을 대표하는 얼굴이기에 대부분의 공관이 존재해 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외부 손님을 초청하거나 공식적인 행사를 치를 일이 많지 않은 지자체장들이 넓은 땅과 많은 유지비를 소모한다는 점에서 예산 논란이 일기도 한다.
이 때문에 최근 일부 지자체장들 사이에서는 공관을 행사장으로 바꾸는 등 시민들에게 돌려주고 대신 주택을 임대해 생활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00년에는 지자체 공관이 170여 곳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20여 곳으로 줄었다. <일요신문>은 각 지자체로부터 공관의 규모와 지난해 운영비, 2014년 예산 등의 정보를 입수, 분석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주로 공관이라는 말 대신 ‘관사’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공관이 사적인 공간보다 공적인 공간이 더 큰 것으로 분류되면서 비교적 공식 행사가 적은 지자체장들의 공관을 생활공간의 개념이 강한 용어인 관사로 부르고 있는 것이다. 지자체장들도 공식 행사를 관사에서 하는 경우도 더러 있기 때문에 공관과 관사를 혼용해 쓰는 경우도 있다. 한 시청 관계자는 “공관과 관사 모두 같은 뜻으로 쓰이긴 하지만 지역에서는 관사란 말을 많이 쓴다”고 전했다.
두 번째 넓이를 자랑하는 곳은 제주도지사 관사. 1만 5025㎡(4500여 평)이다. 1025㎡(310평)에 달하는 건물에 회의실과 접견실은 개방해 사용하고 있고 이 중 일부인 232㎡(70여 평)을 관사로 사용하고 있다.
서울시는 종로구 혜화동 옛 서울시장 공관을 리모델링하기 전인 10월까지 임시 개방한다. 구윤성 기자 kysplanet@ilyo.co.kr
관사의 규모가 세 번째로 큰 곳은 경기도다. 경기도지사 관사는 3850㎡(1100여 평)의 대지에 796㎡(240평)의 건물로 지어졌다. 신임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이를 리모델링해 결혼식장과 게스트 하우스 등으로 도민들 품에 돌려주기로 결정했다. 네 번째로 관사 규모가 큰 곳은 경남도로 1523㎡(460여 평)의 대지에 265㎡(80평)의 건물로 지어졌다.
다섯 번째로는 강원도가 꼽혔다. 강원도지사 관사는 1325㎡(400여 평)의 대지에 356㎡(108평)의 건물로 지어졌다. 지난 2011년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이 관사를 개방하고 아파트에 입주하는 것을 검토하다가 예산 낭비 등의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강원도청 관계자는 “관사 연락처 등은 개인정보이기에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다만 관사 위치에 대해서는 “도청 근처에 있다”며 말을 아꼈다.
여섯 번째로 큰 곳은 전남도지사 관사로 1312㎡(390여 평)의 대지에 222㎡(67평)의 건물로 지어졌다. 일곱 번째는 전북도지사 관사로 664㎡(200여 평)의 대지에 403㎡(122평)의 건물로 지어졌다.
가장 작은 규모는 경북도지사 관사로 경북도 대외통상교류관 중 196.97㎡(60평)을 사용한다. 경북도청의 청사관리 관계자는 “공식 행사와 회의, 도지사의 생활까지 모두 그곳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역단체장 관사가 한 해 소비하는 운영비는 관사가 차지하는 규모와 정비례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가장 많은 유지비를 사용한 곳은 경기도지사 관사였다. 한 해에만 무려 5452만 9000원이 쓰였고 2014년 예산도 6000만 원이 책정됐다. 올해 예산에 대해 경기도청 관계자는 “관사를 도민들에게 개방하기로 결정했는데 아직 리모델링 예산을 넣은 것이 아니다. 그동안 기본적으로 써왔던 운영비를 임시로 책정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 번째로 많은 운영비를 지출한 곳은 경남도지사 관사. 지난해 764만 원을 지출했다. 부산시장 관사는 지난해 638만 950원을 운영비로 지출하면서 다섯 번째를 차지했다. 여섯 번째는 전남도지사 관사로 619만 6000원을 지출했고 일곱 번째로 강원도지사 관사가 466만 4000원의 유지비를 사용했다.
가장 적은 운영비를 사용한 곳은 경북도지사 관사로 340만 5000원을 지출했다.
광역자치단체장들 못지않은 관사를 지닌 기초단체장들도 있다. 전라남도 영광군수 관사는 992㎡(300여 평)의 대지에 250㎡(75평) 건물로 지어져 222㎡의 전라남도지사 관사보다 큰 규모를 자랑한다. 영광군수 관사의 지난해 운영비 지출내역은 788만 9730원으로 같은 해 전남도지사 관사 운영비 619만 6000원보다 많았다. 게다가 2014년 예산은 지난해 지출한 예산보다 2배 더 많은 1434만 원으로 책정됐다.
지자체 청사관리 담당자들에 따르면 지자체장 공관 예산은 ‘청사 관리 예산’으로 합산돼 책정하기에 구체적인 액수를 알기 어렵지만 리모델링비 등 큰 지출 사업이 없는 이상 대부분 전년과 비슷하다. 영광군청 청사관리 관계자는 “청사관리 전체 운영비가 아닌 관사만 관리하는 운영비가 맞다”며 “이미 지출한 금액과 앞으로 지출할 금액(예산)이 딱 들어맞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전라남도 강진군수 관사도 1000㎡(300여 평)의 대지에 137㎡(41평)의 건물로 지어졌으며 지난해 예산은 592만 원이었다. 그 다음으로 큰 규모는 광양시장 관사로 664㎡(200여 평)의 대지 규모에 213㎡(64평)의 건물로 지어졌다. 광양시장 관사에 지난해 쓰인 예산은 413만 원이다. 함평군수 관사는 228㎡(69평)의 대지에 105㎡(32평)의 건물로 돼 있으며 지난해 쓴 운영비는 198만 2000원이었다.
진도군수 관사는 165㎡(50평)의 건물이며 지난해 쓴 운영비로는 738만 4000원이었으며 올해 예산으로는 750만 원이 책정돼 기초단체장 관사 운영비로는 두 번째로 많이 사용했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