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부는 中 한류
1년 중 정확히 절반을 보낸 연예계에서 단 두 명의 스타를 뽑으라면 단연 전지현과 김수현이다. 2월 막을 내린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인기에 힘입어 이들은 중국까지 집어삼켰다. 이들이 드라마를 통해 맺은 광고 계약과 그에 따른 수익으로 총 300억~400억 원을 벌어들였다는 추산까지 나온다. 편당 광고료로 1인당 10억 원에서 많게는 20억 원까지 챙긴다. 웬만한 기업보다 높은 수익률이다.
뭐니 뭐니 해도 전지현과 김수현이 만든 가장 큰 성과는 중국 한류의 재점화다. 덕분에 한동안 일본과 홍콩 태국 등 다른 나라보다 한류 열풍이 잠잠했던 중국에서 한국 콘텐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김수현은 중국 한류에서 새로운 이력도 만들었다. 지난 3월 중국 장쑤위성TV는 김수현을 자사 프로그램인 <최강대뇌:더 브레인>에 출연시키기 위해 전용기까지 띄웠다. 한류가 형성된 지 20여 년이 가까워오지만 한류스타 누구도 받지 못했던 특급대우다.
SBS <상속자들>의 이민호도 빼놓을 수 없다. 김수현보다 먼저 중국서 탄탄한 팬층을 확보한 그는 현지 톱스타도 맡기 어려운 포털사이트 등 최신 브랜드 모델을 도맡으며 그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민호는 김수현, 전지현과 더불어 중국 한류를 이끄는 ‘스리톱 스타’로도 꼽힌다.
이들의 활약은 다른 스타들에게도 상당한 기폭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부쩍 중국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는 스타들이 늘어났다. 연기자 김태희가 중국의 사극영화 <서성 왕희지>의 여주인공을 맡았고 가수 비 역시 <노수홍안> 주연으로 발탁돼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 스타들의 사생활 공개
소녀시대 멤버 4명이 연달아 연애설에 휩싸이자 누리꾼 사이에서는 ‘소녀시대가 아닌 연애시대’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연합뉴스
아이돌 스타들의 잇단 공개연애 역시 상반기 연예계 이슈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화제거리다. 더욱이 걸그룹의 상징으로도 통했던 소녀시대의 멤버 4명이 연달아 열애설에 휘말렸다. 그 횟수가 잦아지자 누리꾼 사이에서는 ‘소녀시대가 아닌 연애시대’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그 시작은 소녀시대의 멤버 수영이었다. 연기자 정경호와 함께 심야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이 사진으로 찍히면서 연인 사이가 공개됐다. 이어 윤아와 가수 이승기, 또 다른 멤버 티파니와 그룹 2PM의 닉쿤에 이어 최근에는 태연과 그룹 엑소의 백현까지 연인 사이로 밝혀졌다.
불과 얼마 전까지 아이돌 스타의 공개연애는 가요계는 물론 연예계에서도 금기시돼왔다. 아이돌 스타들 대부분이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비교적 어린 나이인 데다 이들을 따르는 팬들 역시 대개 10대 청소년으로 이뤄진 탓이었다. 교제 사실이 예민한 10대 팬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데다 자칫 거대한 ‘팬덤’이 돌아서는 위험도 따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돌 그룹의 수가 100여 개까지 늘어나고 스타들의 사생활을 대하는 팬들의 자세 역시 점차 유연하게 변화하면서 아이돌 스타의 공개 연애 횟수 역시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아이돌 그룹이 속한 매니지먼트사의 한 관계자는 “아이돌 스타의 열애설이 처음 알려지는 방식은 대부분 몰래 찍힌 사진이 공개되면서다”며 “몰래 사진을 찍는 것도 문제지만 그만큼 자주 목격된다는 건 아이돌이 사생활을 즐기는 방식이 과거보다 자유로워졌다는 증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사생활을 대하는 자세의 변화는 연예계 전반에서 감지된다. 올해 상반기 배우 공효진과 이진욱이 공개 연인을 선언한 것을 비롯해 결혼 뒤 제주에 거주 중인 가수 이효리는 최근 개설한 블로그를 통해 남편이자 가수인 이상순과 보내는 일상을 낱낱이 공개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사생활을 드러내길 극도로 꺼렸던 분위기와 사뭇 달라진 연예계 풍경이다.
# 정통 사극 부활
드라마 <정도전> 포스터.
상반기 안방극장의 최대 히트상품은 조재현과 유동근이 주연한 드라마 <정도전>이다. 여말선초 개혁가인 정도전의 삶을 그린 이 드라마는 이미 여러 차례 극화된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도 2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연일 화제를 낳았다. 무엇보다 한동안 방송에서 자취를 감췄던 정통사극의 부활이란 점에서 주목받았다.
<정도전>은 특히 40~50대 남성 시청자들을 움직여 이들을 시청률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파워 집단으로 바꿔놓았다. 널리 알려진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옮기는 데도 시청자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최근 방송한 MBC <기황후> 등이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이고 그 보다 앞서 <마의> 등의 작품이 허구와 역사적 사실을 섞인 팩션사극이었다는 점에서 <정도전>의 뚝심은 시청자의 든든한 지지를 얻었다.
<정도전>이 만든 정통사극을 향한 관심은 올해 하반기 드라마 제작 분위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역사적으로 습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드라마를 더 빨리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강점이 크다”며 “팩션사극이 한때 유행처럼 인기였지만 소재의 한계와 자칫 허무맹랑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우려 탓에 정통사극이 다시 각광받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당장 KBS 1TV는 <정도전> 후속으로 조선시대 학자 유성룡의 삶을 다룬 정통사극 <징비록>을 준비하고 있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