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가장 압축적인 화두 모음집, <무문관>으로 만나는 강렬한 인문정신!
‘무문관’은 ‘문이 없는 관문’을 의미한다. 1228년에 나온 가장 압축적인 화두 모음집의 제목이기도 한 <무문관>은 무문 혜개가 48개의 화두를 선별해 해설을 덧붙인 선불교의 대표적인 텍스트이다.
이때 ‘화두’란 상식적인 생각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역설로 가득 찬 난제를 말하는데 ‘무문관’은 제목부터가 고난도의 화두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화두는 상식을 넘어서야 풀릴 수 있는 문제인 것이다.
이 지점이 바로 저자 강신주가 가장 주목하는 선불교의 핵심 정신이다. 상식을 넘어선다는 것은 결국 자신만의 삶을 영위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오직 나이기에 살아 낼 수 있는 삶을 사는 사람에게 화두는 너무나 당연하게 풀리는 문제이다.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는 이 당혹스러운 48개의 난제들을 지나는 과정을 통해 어른이 되었지만 자유를 갖지 못한 우리에게 단 한 번이라도 어른이 되어 살아보자고 응원한다.
기존 <무문관>의 순서를 해체해 새롭게 구성하고 니체에게서 ‘부처’의 모습을, 사르트르에게서 ‘무아’를 읽어내며 화두에 얽힌 풍성한 에피소드와 불교철학의 핵심적 이론도 함께 버무린다.
저자 강신주는 사랑과 자유의 철학자로 동서양 인문학을 종횡하며 끌어올린 인문정신으로 어떤 외적 억압에도 휘둘리지 않는 힘과 자유, 인간에 대한 사랑을 쓰고 말해 왔다.
지은 책으로 <강신주의 다상담>,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 <강신주의 감정수업>, <철학이 필요한 시간>, <철학 vs 철학>,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등이 있다.
동녘. 1만 9500원. 480쪽.
조현진 기자 gabar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