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매각은 지난해 12월 한진그룹 주력계열사인 대한항공이 밝힌 재무구조 개선계획의 일환이다. 당시 대한항공은 자회사 한진에너지의 에쓰오일 지분과 노후 항공기, 부동산 등 자산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말 7만 4000원을 하던 에쓰오일 주가가 최근 5만 500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매각가를 두고 작업이 지연됐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6월 사우디를 찾아 칼리드 알 팔리흐 아람코 총재와 직접 만나는 등 협상을 벌인 끝에 1조 9830억 원(주당 6만 2000원)에 지분을 넘기게 됐다. 이는 애초 한진그룹의 목표보다는 2000억 원 가량 낮은 금액이다.
한편 한진그룹은 지난 6월 30일 한진해운 벌크선 사업 부문 중 전용선 사업부를 매각해 3000억 원 현금을 확보하고 1조 3000억 원의 부채도 감축했다. 따라서 이번 에쓰오일 주식 매각까지 합하면 총 3조 6000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셈이다.
이와는 별도로 대한항공은 지난 17일 한진해운이 발행한 4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한진해운 지분 33.2%를 확보하게 됐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