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된 송 아무개 씨 소유의 염창동 스포츠센터.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더 이상 골프연습장을 운영할 수 없게 되자 회원들의 반발이 빗발쳤다. 회원들은 수천만 원에 달하는 회원권을 보상하라며 소송을 걸었고 결국 골프장 전체가 경매에 나왔다. 송 씨는 지난 2012년 12월 경매에서 감정가 150억 원에 이르는 준공업지역 내 토지 2923㎡과 건물을 39억 원에 낙찰받았고 회원들과 보상금과 관련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낙찰받은 후에도 송 씨는 건물을 폐쇄된 상태로 남겨두고 있었다. 여기가 바로 살인교사 혐의를 받고 있는 김형식 시의원이 용도 변경이 가능하도록 하는 조례안을 발의했다는 곳이다.
지난 3일 기자가 찾은 B 스포츠센터 건물은 오랜 시간 동안 방치된 상태로 문이 잠겨 있었다. 인근 주변은 관리되지 않은 듯 길게 자란 풀이 무성했고 내부는 리모델링 공사를 하다 멈춘 상태 그대로였다. 유리로 된 현관 문 앞에는 사용되지 않은 건축 자재가 박스째 남겨져 있을 정도였다. 오랜 기간 방치된 건물이었지만 보안은 철저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문은 모두 철문으로 막아 놓았고 CCTV 등 보안 장비가 설치돼 있었다. 이처럼 철저한 보안 아래 리모델링을 진행하던 송 씨가 갑자기 작업을 멈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B 스포츠센터 건물에 적혀 있는 ‘관리사무소’ 연락처로 전화해보니 송 씨 소유의 S 산업으로 연결됐다. S 산업 직원은 “우리는 건물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며 함구했다. 기자는 15년간 인근 아파트에 거주한 주민으로부터 사연을 들을 수 있었다.
“아파트 사람들은 골프연습장 부지 상용화에 예민하다. 일단 녹지가 사라지는 것도 문제고 생활하는데 피해가 커서 아파트 주민들도 골프장과 소송을 했었다. 송 씨는 만추 웨딩홀로 유명해서 지역에서는 만추사장이라고 부르는데, 만추사장이 건물을 낙찰받고 비밀리에 리모델링을 했다. 사실 골프연습장 지역은 이미 용도 변경이 안 된다고 해서 돈 주고 사도 손해 보는 곳인데 만추사장이 이미 용도변경이 되는 걸 알고 샀던 것 같다. 안에 체육관 시설을 싹 밀고 새로 리모델링을 하지 않았나. 당시에는 웨딩홀을 할 거라는 소문이 났는데 도로가 좁은 곳에 웨딩홀 짓는다고 했으면 다시 아파트 주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