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된 김형식 서울시의원은 살인 계획을 매우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김 의원이 사건 직전 친구이자 살인 피의자 팽 아무개 씨와 함께 ‘암호’를 정한 것이다. 팽 씨는 경찰 조사에서 “올해 3월 2일 김 의원이 ‘무조건 죽여라. 성공하면 느낌표, 실패하면 물음표를 보내기로 하자’고 얘기했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3월 3일 팽 씨는 자산가 송 씨를 살해한 뒤 김 의원에게 ‘!’만 적은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렇듯 김 의원의 철저한 살인교사 계획을 두고 그의 심리를 의문스럽게 보는 시각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겉모습은 엘리트로 위장한 반면 그 속에는 악마의 잔혹함이 숨어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특히 김 의원은 경찰 조사 도중 미소를 띤 얼굴로 시종일관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 논란을 샀다. 수사 전문가들은 김 의원의 미소를 두고 불안한 심리 상태를 감추기 위한 방편일 뿐 아니라 혐의 부인과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적인 연출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오랫동안 활동을 해온 ‘덕분’인지 검찰에 불려가기 전 정치인들의 ‘사전준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그런 ‘연출’도 가능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의원은 이번 6·4 지방선거를 준비할 당시 수사선상에 올라와 있음에도 태연하게 유세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김 의원의 사무실 맞은편에 수사를 담당하는 강서경찰서가 위치해 있었다. 강서경찰서 관계자들은 “수사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김 의원이 맞은편에서 웃으면서 유세를 하니 그 모습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의원은 평소 서울시의회에서도 튀는 발언과 행동으로 주목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본회의장에 반바지 차림으로 등장하는가 하면, 초등학교 6학년 때 남자친구와 성애를 나눴다며 동성애적 성향을 고백해 동료 의원들을 당황하게 하기도 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