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결국 월드컵 직후 에스코바르는 메데인의 한 술집 주차장에서 12발의 총알 세례를 받고 27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월드컵을 끝내고 귀국한 지 열흘 만에 생긴 비참한 사고였다.
콜롬비아에서 제2의 비극이 벌어질 지도 모르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8강 경기에서 브라질의 에이스 네이마르에게 부상을 가한 후안 카밀라 수니가가 브라질 마피아로부터 보복 위협을 받고 있는 것.
수니가. 중계 화면 캡쳐
브라질 거대 마피아 조직 PCC(Primeiro Comando da Capital)는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네이마르에게 가해진 행동은 용서되지 않는 만행”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현지에선 PCC가 수니가의 목에 현상금까지 내 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브라질은 9일 새벽(한국시각)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이스타지우 미네이랑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독일에 1대 7로 대패했다. 브라질 축구 팬들은 이를 수니가의 책임이라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브라질 마피아 조직 PCC 등이 수니가에게 살해 위협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눈길을 끄는 부분은 지난 94년 에스코바르 살인사건의 주역으로 알려진 콜롬비아 마피아 조직의 역할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콜롬비아는 눈부신 활약을 폴치며 8강까지 진출했다. 비록 8강 경기에서 브라질에 패했지만 콜롬비아 국민들이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만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수니가 역시 그 중심에 있는 선수였다.
따라서 이번에는 콜롬비아 마피아가 에스코바르 살인사건 당시와 달리 브라질 마피아에 맞서 수니가를 지키기 위한 움직임을 보일 수도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콜롬비아와 브라질의 마피아 조직이 한바탕 전쟁을 치를 수도 있어 국제 사회가 더욱 이번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