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를 1대 0으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힘겹게 아르헨티나를 꺾으며 4번째 우승을 일궈내며 다음 월드컵부터는 가슴에 별 네 개를 달고 출전하게 됐다.
사실 90분 내내 경기 주도권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르헨티나였다. 조직력의 독일이 경기를 장악하고 있었지만 독일의 뒤 공간을 집요하게 파고든 아르헨티나가 훨씬 더 많은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아쉬운 골 찬스를 거듭 무산시킨 아르헨티나는 네덜란드와의 준결승전에서와 마찬가지로 탄탄한 수비로 독일의 공습을 막아냈다.
중계 화면 캡쳐
연장 들어 독일이 흐름을 잡아가기 시작했지만 체력적인 부담이 컸다. 이대로 승부차기로 갈 것처럼 보이던 경기 양상은 쉬를레의 과감한 왼쪽 돌파에 이은 크로스, 괴체의 절묘한 트래핑 이후 과감한 슛이 결승골을 만들어 내며 승부의 추를 기울게 만들었다.
사실 독일은 악재를 안고 경기를 시작했다. 중원의 핵심 멤버인 사미 케디라가 몸을 푸는 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것. 젊은 피 크라머를 긴급 투입했지만 전반 31분 만에 크라머 역시 부상으로 교체 아웃됐다. 연장전까지 가야 할지도 모르는 경기 양상에서 전반 30분 만에 교체 카드를 한 장 쓰는 것이 매우 아쉬운 순간이었다. 게다가 케디라에 이어 크라머까지 빠지면 중앙 미드필더 자원도 충분치 않았다.
이 상황에서 뢰브 감독은 공격수인 쉬를레를 투입하고 외질을 중원으로 옮겼다. 결국 이는 신의 한수가 됐다. 투입과 동시에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었던 쉬를레는 결국 경기를 끝내는 멋진 돌파와 크로스를 선보였다.
따지고 보면 결승골을 넣은 괴체 역시 뢰브 감독이 후반 막판 클로제를 대신해 교체 투입 시킨 선수다. 메시를 막아내기 급급하기보단 좀 더 공격적으로 경기를 풀어 나가려던 뢰브의 승부수가 제대로 먹힌 셈이다.
이로써 독일은 1954년 스위스, 1974년 자국,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 이어 4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또한 ‘남미 대륙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선 유럽 팀이 우승할 수 없다’는 징크스를 깬 최초의 유럽 팀이 되기도 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