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의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통일부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남북협력기금 지출사업 중 대북 인도적 사업은 △남북 간 인적교류지원 사업 △당국차원의 지원 사업 △민간단체를 통한 대북지원 사업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지원 △사회문화교류지원 △이산가족교류지원 △기타 인도적 지원 등 7개 사업으로 구성돼 있으며, 사업비 규모는 총 7408억 5400만 원이다.
그러나 이 중 실제로 집행된 금액은 173억 7400만 원으로 전체 사업비의 2.3%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북한주민의 식량난과 열악한 인도적 상황을 개선하는데 목적이 있는 대표적 지원 사업인 ‘남북 간 인적교류지원 사업’, ‘당국차원의 지원 사업’, ‘민간단체를 통한 대북지원 사업’,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지원 사업’ 등은 예산 집행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통일부가 배포한 ‘2013년 회계연도 결산 사업설명자료’에 따르면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의 예산불용 이유가 “북한의 무력도발로 인한 남북관계 경색”으로 명시돼 있는데 이는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인도적 지원을 지속한다”는 정부의 시책과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순수 민간 차원의 인도적 지원도 정부에 의해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이후 1년 4개월 동안 16개 민간단체에서 총 82억이 지원됐다. 노무현 정부(총 230개 단체 4,080억 원)나 이명박 정부(총 216개 단체, 1531억 원 지원)와 비교하면 턱없이 모자란 수치다.
최 의원은 “영국이 북한의 핵 개발이나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북한과 교류를 계속하는 이른바 ‘비판적 교류정책’을 펴고 있으며, 유엔 북한인권조사위회(COI)도 북한에 식량 지원이나 다른 인도적 지원을 정치경제적 압박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권고하고 있다”며 “정부는 원칙대로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대북 인도적 지원을 지속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남북관계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l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