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불똥의 `슈퍼용 모나리자`.
[일요신문]서울시립미술관과 금천구은 25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금나래아트홀 갤러리에서 `세마 컬렉션(SeMA Collection): 신학철, 박불똥의 현대사 몽타주`전을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시립미술관 소장작품 중 금천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던 신학철과 그와 함께 1980년대 민중미술작가로 알려진 박불똥이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다룬 포토몽타주 작품을 선보인다.
주요 작품으로 신학철의 `변신-5`, `한국근대사-9`, 박불똥의 `코화카염콜병라`, `슈퍼용 모나리자` 등이며 신학철 작품 11점과 박볼똥 작품 16점 등 27점이 전시된다.
두 작가가 활동하던 1980년대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이어 등장한 독재정권이 막을 내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시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군사쿠데타가 발생하면서 계엄령 선포, 언론통제 등 국민들을 통제하고 억압하는 상황이 지속됐다. 이후 광주에서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나는 등 전국적으로 노동자, 학생, 직장인 등이 민주화운동에 동참했으며 예술계도 많은 젊은 예술가들을 주축으로 미술운동이 일어났다.
신학철, 박불똥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있었던 작가들이다. 이들은 당시 추상미술과 같이 순수 조형요소들만으로 이루어진 작품을 높게 평가하던 흐름에 반기를 들었다. 미술운동을 이끌던 젊은 세대들은 주류미술이 현실과 무관하거나 현실에서 동떨어져 사회를 변화시키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이들은 냉소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사회부조리를 작품에 담아내거나 전두환 정권의 언론통폐합 등 언론의 자유를 박탈하는 반(反)민주적인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들을 주제로 다루었다. 또한 역사적으로 지배세력에 핍박받는 서민들이 중심이 된 동학혁명 등 역사적인 이야기들을 다루었다. 표현에 있어서도 대중인쇄매체를 활용한 포토몽타주 기법을 사용하거나 주류미술에서 저급한 예술로 취급했던 소위 ‘이발소 그림’에서 보이는 기법들을 작품에 사용했다.
이번 협력전시에서 서울시립미술관과 금천구는 19세기 초 베를린 다다이스트들과 러시아 구성주의자들이 시도했던 포토몽타주 기법을 적용한 신학철, 박불똥의 작품을 통해 우리나라 현대미술사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주성남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