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승연 원장은 인천의료원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조승연 인천의료원 원장
조 원장은 “우리 의료원은 의료보호환자가 대부분이어서 환자가 많아질수록 적자폭이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돈보다는 의료원을 찾는 환자들을 위해 어떻게 적정한 진료를 해줄 것인가를 항상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원장부임 후 병원이 매우 깨끗해 졌고 MRI, CT 등 장비도 최신형으로 바꿨다”며 “ 아직 대학병원보다는 부족하지만 일반 종합병원보다는 우수한 시설을 갖췄다”고 밝혔다
조 원장은 인천의료원의 지리적 위치에 대해 “멀리서 오는 의료보호환자는 5000원의 택시비를 지불하고 1000원의 진료비를 내는 일도 종종 있다”며 “인천시에서 버스 노선을 마련해 주는데 근본적으로 주택과 너무 멀어 이 점은 반드시 해결해야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인천 시민이 조만간 3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여 350병상의 인천의료원 하나로는 공공보건의료 담당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제2인천의료원 설립으로 부족한 의료 안전망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승연 인천의료원 원장
다음은 일문일답.
-개원 82주년을 맞이했다. 공공의료기관인 인천시의료원에 대해 소개하면?
▲인천의료원은 1898년 설립된 민영 인천의원을 모태로 하고 있다. 그 당시는 병원이라기보다는 보건진료소 정도가 어울릴 것 같다. 이 때문에 1932년 경기도립 인천의원을 기원으로 한다.
이후 경기도립인천병원 체제를 유지하다 1985년 지방공사 인천병원, 2006년 지방의료원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건복지부로 이관되면서 현재의 지방의료원인 인천시의료원으로 바뀌게 된다.
1997년 구도심인 중구에서 이곳 동구 송림동으로 신축 이전하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약 350병상에 20개의 진료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인천시가 설립 운영하는 유일한 종합병원이다.
-인천의료원의 지역사회 역할은?
▲인천의료원 자체가 봉사조직이다. 공공의료기관이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 안전망 구축이다. 예를 들어 노숙자나 재벌 아들이나 모두 차별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신분에 따라 과소하거나 과잉되지 않는 진료를 펼치는 것이 공공의료기관이 할 일이다. 이것을 수행하는 것이 시민을 위한 가장 큰 봉사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인천의료원에는 국가지정격리병상이 있다. 대형 전염병이 발생하면 환자를 우리의료원으로 이송하게 된다. 검사를 하고 그 병이 맞는지 진단을 하는 것이다. 민간병원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또 하나는 공공의료기관의 정책을 실천하는 것이다. 우리가 민간병원과 다르게 운영하는 것이 수가제다. 환자에게 제공되는 의료 서비스의 종류나 양에 관계없이 어떤 질병의 진료를 위해 입원했는가에 따라 일정액의 진료비를 책정한다. 민간병원에서는 반대하고 있지만 우리가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이 또한 공공병원이 아니면 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가장 주요한 것은 적정진료다. 의료수가가 원가에 못 미치게 책정돼 있다. 더군다나 우리 병원은 의료보호환자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환자가 많아지면 우리 의료원의 적자는 많아 질 수밖에 없다.
우리 의료원은 돈보다는 환자들을 위해 어떻게 적정한 진료를 해줄 것인가를 항상 연구하고 그 방안을 제시해 민간병원들이 따라오게 하는 역할을 해야 된다. 이것은 민간병원이 할 수 없는 공공병원의 가장 중요한 일이다.
이런 모든 부분들이 세금을 가지고 하는 봉사활동이다. 지난해 인공관절, 척추수술 등 무료 수술해 준 환자가 400여명이나 됐다.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 일이다.
-인천의료원이 올해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이 있다면?
▲원장부임 후 병원이 무척 깨끗해 졌으며 MRI, CT 등 시설 장비도 최신형으로 바꿨다. 대학병원보다는 아직 부족하지만 일반 종합병원보다는 우수하다. 2010년 이후 350여억 원의 예산지원과 100억 원의 장비 지원으로 시설장비가 현대화됐다.
또한 우수한 의료진과 간호사 등 의료인력 확보로 인천시민에게 봉사할 준비가 되어 있다.
올해 역점 사업은 올 10월 중순 예정된 의료기관 인증을 준비 중이며 이를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 된 병원 시스템과 환자안전 수준을 높이게 될 것이다.
그 동안 숙원사업이었던 직원 기숙사를 신축하고 보육시설이 함께 들어서면 직원 만족도가 증가할 것이며 이는 서비스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승연 인천의료원 원장
-인천의료원의 위치적 불편함으로 이용률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는데.
▲실제로 지방의료원들을 보면 신축 이전한 곳이 대부분 외곽에 위치해 있다. 인천의료원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 의료원을 찾는 환자들은 대체로 자가용이 없다. 몸이 힘들어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도 어렵다. 이러한 환자들이 어떻게 의료원까지 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위치로 보면 말도 안 되는 곳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위치적인 불편함이 병원 운영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큰일을 한다는 것이 어려울 것 같다.
특히 멀리서 오는 환자들에게 너무 죄송하다. 의료보호환자는 5000원의 택시비를 지불하고 1000의 진료비를 내게 된다.
인천시에서 버스 노선을 마련해 주는데 근본적으로 주택과 너무 멀다. 대중교통이 접근하기 어려운 것은 반드시 해결해야할 부분이다.
-지난해 인천의료원의 경영 현황은 어떠한지.
▲지난해 49억 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순수 운영적자는 10억 원 미만이다.
최근 국회보건복지위가 실시한 공익적 적자에 대한 용역사업조사 결과, 지방의료원의 적자 중 65%가 공익적 적자로 인정했다. 다시 말해 그 정도는 정부가 지원을 해줘야 된다는 원칙이 세워진 것이다.
우리나라의 보험수가체계는 공격적이고 수익에 맞춘 진료 없이는 병원유지가 불가능한 구조다. 원가에 한참 못 미치는 보상체계로 병원들은 비보험진료나 과잉진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기형적 구조다. 더욱이 인천의료원 같은 공공병원은 보험 수가보다 훨씬 낮은 의료보호수가 환자구성이 30~40% 가량 된다.
간단히 말하면 환자가 많이 찾아오고 대민 공공의료서비스가 늘면 늘수록 적자폭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이유다.
-제2인천의료원이 필요한 이유는?
▲선진국은 공공병상이 가장 적은 나라도 25%가 넘는다. 대부분의 OECD국가는 공공병원이 의료시스템의 주를 이루고 민간이 나머지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는 공공병원이 6% 미만이고 병상수도 10%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극히 비정상적인 구조다.
인천 시민이 조만간 3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350병상의 인천의료원 하나만으로는 공공보건의료 담당이 불가능하다. 의료적 안전망이 부족한 형편인 것이다.
2010년 원장 부임 당시 인천발전연구원에서 실시한 인천시공공의료발전 용역 연구 결과 최소 4곳의 인천시립병원이 있어야 한다고 조사됐다. 이후 2012년 인천시민의 10대 정책 아젠다를 위한 설문조사에도 제2의료원 설립 열망이 두 번째로 높을 정도로 인천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사업으로 나타났다.
좋은 병원은 환자들이 찾아오기 쉬운 장소에 위치하고 충분한 인력, 시설, 장비를 갖추는 것이 기본이다.. 현재의 인천의료원은 이 조건을 충족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재정형편상 4곳의 확충은 어렵더라도 제2인천의료원 설립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조승연 인천의료원 원장
-향후 인천의료원의 발전상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300만 인천 시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보건복지 수준을 높이는 일에 중심이 되는 것이다. 현재 의료원을 더욱 발전시키고 좀 더 많은 의료원을 확충 설립해 진정한 복지로서 공공의료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인천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인천의료원은 시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병원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시민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 실제로 병원을 이용하는 분들도 제한적이다. 그래서 시민들에게 많이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의료원은 시민들이 주인인 병원이다.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있으면 언제라도 건의하고 요구해도 된다.
최근 인천의료원은 시설 개보수, 최신예 장비 보강과 우수한 의료진 영입을 통해 많은 발전을 거뒀다. 인천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의료원으로 공공의료 발전이라는 막중한 사명감에 어깨가 무겁다. 의료원 임직원들은 서비스 개선을 통해 병원을 방문하는 모든 시민들에게 친절과 정성으로 모실 준비가 되어 있다.
시민 여러분들이 아낌없는 관심과 애정으로 찾아주면 우리 인천의료원이 더욱 발전할 것이다. 시민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병원이 되도록 진심 어린 노력을 다하겠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