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삼국지 강의>, <초한지 강의> 등의 작품을 통해 국내 독자에게도 잘 알려진 중국 석학 이중톈 교수의 최신작이다.
이번에도 그의 주특기인 역사와 고전을 통한 세상 읽기이다. 이 책은 중국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의 요청으로 저자가 중국의 6개 도시를 돌며 강연한 6가지 주제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6가지 주제는 ‘주역의 계시’, ‘중용의 원칙’, ‘병가의 사고’, ‘노자의 방법’, ‘위진의 풍도’, ‘선종의 경계’이다. 그는 이 6가지 주제의 강연을 통해 삶의 지혜는 지식과는 구별되고, 개인적이고 현실적이며 실용적임을 말한다.
그래서 그는 고전에서 고상하고 이상적인 영웅들의 모습을 뽑아내기보다는 고전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인간 본연의 모습과 고대로부터 전해오는 간단하고 현실적인 세상 이치를 현대적인 안목으로 대중에게 전달한다.
흔히 고전 해석은 당시 리더나 지성인의 제국 통치법이나 이상적인 리더십에 대해서 주목한다. 이번 저서에서 이중톈 교수는 백가쟁명이 고민했던 치국(治國) 문제에서 벗어나 그 당시 개인과 인생에 초점을 두었다. 혼란이 극에 달했던 춘추전국시대와 위진시대야말로 인간 본연의 욕망과 탁월한 지혜를 엿볼 수 있는 흥미진진한 현장이었다.
또한 작가는 여러 고전을 서로 비교하며 공통점과 차이점을 짚어주고 있어 여러 고전과 역사적 배경으로 자칫 혼란스러울 수 있을 거라는 우려를 덜어준다. 노자와 위진시대, 선종 일화는 이번 신간에서 처음으로 이중톈의 시각으로 선보이고 있다. 강연을 듣는 듯한 작가의 생생하고 날카로운 질문과 그 해석을 따라가다 보면 ‘세상에 놓인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중톈의 고전강의는 우리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역사와 세계의 큰 흐름에서 보면 미미한 개인이지만, 혼돈과 변화 속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나 자신이며, 세상의 중심이란 결국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간이라는 깨달음이 담겨 있다.
중앙북스. 2만 원. 416쪽.
조현진 기자 gabar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