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벌컨(2세·수)=데뷔전에서 바로 우승했다. 문세영 기수가 다부지게 몰아 선행을 나서면서 가속이 붙어 중반에 신마에겐 너무 무리한 페이스가 아닌가 우려됐지만 끝까지 선전하면서 1200미터를 1:15.7의 호기록으로 주파했다. 액톤파크의 자마로 좋은 체형을 갖추고 있어 14조의 차세대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뛰어난 선두력과 가속력에 끈기까지 지녀 5군에서도 바로 통할 전력으로 평가된다. 아비와 외조부가 장거리까지 좋은 활약을 한 만큼 관리를 잘한다면 상위군까지 무난히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라온스마트(3세·수)=수월하게 선행을 나선 측면도 있지만 중반이나 종반까지 흐트러짐없이 좋은 탄력으로 비교적 여유있는 우승을 차지했다. 지구력이 상당히 좋아졌다는 게 추천 이유다. 승군했지만 이제 5군에 불과하기 때문에 너무 빠른 편성만 피한다면 다음 경주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장거리까지 활약했던 호크윙의 자마로 모계 혈통이 좋다. 모마인 아이비스주얼스톤은 부경 국2에서 활약중인 라온보스와 국2에서 뛰다가 은퇴한 라온이글을 낳은 말이다.
#천년강호(3세·수)=이 말은 주행검사를 3번 만에 통과하고, 실전에서도 네 번째에 처음 걸음이 나올 만큼 그동안은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찰과상, 요배통 등이 계속 겹치면서 훈련에 집중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5군, 4군으로 진출했지만 강한 인상은 심어주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번엔 말이 다소 차분해지면서 충실한 훈련으로 걸음을 다졌고, 그런 성과가 실전에서 바로 이어졌다. 데뷔 이후 8전째에 걸음이 일차 터졌다는 판단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속단할 수 없지만 현재의 전력만으로도 3군에선 충분히 통할 것으로 보인다.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고른 활약을 해준 피스룰즈의 자마다. 모계 역시 뛰어난 혈통을 지니고 있다.
#젠테너리(3세·거)=순간 폭발력과 막판까지 지지 않으려는 승부근성으로 좋은 활약을 하다 최근 약간의 늦발과 컨디션 난조로 부진에 빠졌던 말. 그렇지만 이번엔 충실한 훈련과 함께 컨디션이 회복되면서 강자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거세를 했음에도 아직 끄는 습성이 남아있어서 늘 불안한 요소는 있지만 혈통상으로는 앞으로 더 뛰어줄 가능성이 높은 말이다. 조부마인 언브라이들더스송(Unbridled’s song)의 뛰어난 스피드와 외조부인 스카이클래식(Sky Classic)의 스태미나가 잘 배합된 마필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모마인 셀레스틱(Celestic)은 미국 현지에서 총 네 마리를 낳은 바 있는데 이 중에서 두 마리가 블랙타입 경주에서 우승했다.
#원더볼트(4세·수)=19전(5/7/1/3/2)의 전적이 보여주듯 19번 뛰는 동안 18번을 5위 이내로 들어왔다. 놀라운 것은 이 성적 중 대부분이 노장 정평수 기수가 기승한 결과였다는 점이다. 이찬호 기수와 호흡을 맞춘 최근에는 더 강한 상대를 만났지만 4전(2/2)로 승률 50%, 복승률 100%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번 경주는 아시아챌린지컵 예선을 겸해 1400미터 단거리로 열렸는데, 한·일전에서 우승한 와츠빌리지와 최근 단거리에서 무적질주를 하고 있는 플라이톱퀸까지 9마신이나 따돌리며 우승했다. 마령 4세를 맞아 이제 전성기에 돌입했고 뛰어난 순간스피드와 지구력을 겸비한 말이라 1군 무대에서도 본격적인 활약이 기대된다.
원더볼트가 지난 20일 렛츠런파크서울 10경주에서 우승했다. 한국마사회 홈페이지 동영상 캡처.
원더볼트는 디저트워리어(Desert Warrior)와 리틀캠프(Little Champ) 사이에서 태어난 말이다. 현역시절 캐나다 연대표, 미국2세 수말 챔프를 지냈고, 씨수말 시절엔 미국 리딩사이어를 2회나 차지한 데퓨티미니스터(Deputy minister)가 바로 원더볼트의 조부다. 혈통적인 조합도 좋은 편이다. 3위 이내의 입상률이 무려 41%다.
#여러분의여왕(3세·암)=비가 쏟아지면서 돌변한 주로상태(포화)에서 진행된 부경 일요 4경주에서 여유있게 앞서가던 선행마들을 결승선 직선주로에서 모조리 따라잡고 여유승을 거뒀다. 선행마가 절대 유리한 흐름에서 상대를 제압했다는 것은 그만큼 뛰어난 스피드를 갖췄다는 반증이다. 또한 전 구간을 빠른 스피드로 꾸준히 뛰어줄 만큼 지구력까지 갖춰 상위군에서도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일본 최강의 씨수말 선데이사일런스가 이 말의 조부다. 외가 쪽은 로베르토가 부계다.
#노바디캐치미(4세·거)=지난번 대상경주 미리보기에서 도전가능마로 소개한 말이다. 필자의 예상에 답하듯 직전 진로가 막힌 한풀이를 하듯 강력한 추입력으로 2위마를 4마신이나 따돌리면서 부산광역시장배를 거머쥐었다. 인기마들에게 사연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의 경주력이면 자력으로도 가능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단거리부터 중거리까지 고르게 활약했던 위드디스팅션(With distinction)의 자마다. 2대까지의 선대들 중에선 장거리까지 활약한 말이 없지만 도시지 상으론 장거리까지도 뛸 수 있는 유전형질을 갖고 있다. 이제 4세라는 측면에서 부경 19조 김영관 마방의 장거리 대표마가 될 가능성이 높다.
#청춘불패(5세·거)=청춘불패는 지난 두 차례의 경주를 하면서 60kg이라는 과중한 등짐을 지고도 압도적인 경주력을 뽐내 외산 강자들이 총출동한 부산광역시장배 대상경주에 국산마로서 도전장을 내밀었다.
결과는 신통치 않았지만 내용은 다음 경주에 대해 더 강한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청춘불패는 2위마에 9마신, 1위마에는 13마신을 졌다. 초반에 선두권에서 잘 나오다 외곽 말들이 꺾어들어오면서 막히고 부딪히고 하면서 뒤로 밀려 시종 최외곽을 돌았다. 그런 와중에서도 무리수를 두며 추입을 시도했다. 그 정도면 일반경주에선 중반에 외곽으로 뺑뺑이를 당해도 견뎌낼 만한 끈기를 보여줬다고 판단된다.
중장거리에서 뛰어난 활약을 했던 밀워키브루(Milwaukee brew)의 자마다. 폭발적인 선두력은 없지만 가속하는 탄력이 좋고, 전구간 압박할 수 있는 뚝심을 갖추고 있어 장거리에 출전하면 이번의 분패를 설욕할 수 있을 것이다.
김시용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