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SK 와이번스
맨 처음 스캇의 한국행이 알려졌을 때는 ‘어떻게 저렇게 대단한 선수를 데려왔느냐’며 모두 놀랐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안하무인격 태도에 모두 더 많이 놀랐다. 심지어 스캇은 팀 내 다른 외국인선수들에게까지 안 좋은 영향을 미쳤다. 메이저리그 4번타자 출신의 모범을 보이는 대신 건방진 태도와 자만심만 전수했다.
2년차 용병 조조 레이예스의 퇴출 원인은 표면적으로 성적 부진이다. 그러나 결정적인 계기는 분명히 있었다. 레이예스는 6월 18일 문학 삼성전에서 6회 박석민의 머리를 향해 시속 147㎞짜리 직구를 던졌다. 올 시즌 신설된 KBO의 ‘헤드샷’ 규정에 따라 곧바로 퇴장당했다. 문제는 그 다음. 레이예스는 한동안 쓰러진 채 일어나지 못하는 박석민을 보고 오히려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심판이 퇴장명령을 내리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고의성을 의심하지 않는 게 더 이상할 정도였다. 퇴장 직전까지 5.1이닝 9실점을 기록하면서 투구수 100개를 넘기고 있던 레이예스다. 대량실점 후에도 교체해주지 않은 코칭스태프에 대한 항명으로 여겨졌다.
이기적인 면모도 스캇 못지않다. 이 감독은 선발투수로 계속 부진했던 울프의 불펜 전환을 결정한 뒤 울프를 직접 불러 “마무리를 맡아 달라”고 정중히 ‘부탁’했다. 울프는 “에이전트와 상의해보겠다”고 하더니 곧 “못 하겠다”고 했다. 한 내부 관계자는 “선발로 제 역할을 못했는데도, 도리어 불펜 전환에 따른 보너스를 요구해 돈을 더 받는 게 목적이었다”고 귀띔했다. 울프는 결국 2군행 통보를 받고서야 “감독의 뜻에 따르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SK는 2000년대 최고의 강팀 가운데 하나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무려 6년 동안, 그냥 4강도 아닌 한국시리즈에 연속 진출한 팀이다. 그런데 지난해 6위로 떨어졌고, 올해는 8위까지 추락했다. 한국 야구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용병들은 이렇게 팀의 한 해 농사를 망친다. 참고로 스캇은 올 시즌 잔여연봉까지 다 챙겨 떠났다. 정말 호되게 당했다.
배영은 스포츠동아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