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구중궁궐에서 여인들이 벌이는 전쟁은 드러나지는 않지만 천하를 장악하기 위한 황제의 행보와 다를 바가 없이 치열하다.
황실 역사 전문가 시앙쓰가 쓴 <구중궁궐 여인들>은 구중궁궐에서 단 한 명의 남성인 황제의 총애를 얻기 위해 여인들이 벌인 피비린내 나는 암투와 음모를 담은 중국 황실 비사다.
아름다운 외모와 제비처럼 날렵한 몸매를 지녔던 조비연은 한 성제를 사랑의 포로로 만들어 친자식을 죽이게 만든다. 중국 역사상 가장 잔인했던 여인 중 한 명인 무측천은 심약했던 당 고종 이치를 조종하여 왕 황후를 내쫓고 황후의 자리에 올른다. 그 과정에 친딸을 서슴없이 죽이고, 자신의 앞길을 막아선 두 명의 친아들을 독살하거나 자살하게 만들기도 했다.
실제로 당나라의 역사를 다룬 <신당서>와 <구당서>를 통해 새롭게 편집해 나온 <후비전>에는 황후 26인, 비빈 10인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황제의 총애를 두고 다투던 그녀들 중 15명은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고, 9명은 독살되었으며, 둘은 서로 다투다 목숨을 잃었다. 2명은 실종됐으며, 한 명은 사형에 처해졌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녀들은 어떻게 황제를 지배했으며, 황제를 통해 천하를 지배했을까? 황제와 천하를 지배한 그녀들의 비밀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시앙쓰 지음. 신종욱 옮김. 미다스북스. 정가 1만 9800원.
연규범 ygb@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