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7월 30일 홈페이지에 팝업창을 걸어 ‘유병언 변사사건 관련 주요 의혹, 사실은 이렇습니다’ 제하의 공지문을 띄웠다. 경찰청은 이 공지문을 통해 여러 의혹들을 해명하면서 ‘7월 21일 오전, 별장 입구에 식칼이 꽂혀 있는 것을 발견, 유병언 사망에 조폭이 개입한 것은 아닌지?’라는 질문과 ‘순천지청 검찰 수사관이 6월말 경 현장 수색 중 잠금장치 고정을 위해 꽂아둔 것임’이라는 답변도 함께 게재했다.
이에 대해 광주지검 순천지청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별장 대문에 칼을 꽂은 상황에 대해 “7월 5일 우리 청의 수사관이 식칼을 별장 대문에 꽂았다. 당시 자체 판단으로 별장을 포함해 5군데 정도를 탐문 수색했다. 탐문하러 간 직원이 그날 가보니까 별장 정면에서 문을 바라봤을 때 왼쪽 창틀에서 버려진 것으로 보이는 식칼이 발견됐고, 마침 문이 고정이 잘 안 되고 덜컹거려서 칼을 꽂았다. 칼이 밑이 좁고 위가 넓으니까 무심코 결정한 것이다. 칼 끝도 2cm 정도 깨지고 녹슨 칼인데다 정황상 범행 관련성이 크게 없다고 봤다. 그 기사가 나온 걸 우리 직원이 듣고 ‘내가 한 것이다’라고 순천경찰서에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굳이 문을 잠그기 위해 살해 도구로도 쓰일 수 있는 흉기를 왜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악의를 갖고 한 일은 아니지만 사려 깊고 신중한 행동이 아니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가 없다. 악의나 의도를 갖고 한 행동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본지가 제기한 ‘식칼 미스터리’는 유병언 전 회장의 사인이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채 ‘현장’의 풀 하나도 단서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나온 해프닝으로 종결됐다. 대중이 ‘식칼 미스터리’에 이처럼 관심을 가졌던 것은, 유 전 회장의 사인이 아직도 수많은 의혹의 회오리 속에서 소용돌이 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