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헬리캠으로 찍은 안성 금수원 전경. 최근 구원파 최대 행사인 하계 수양회가 열려 차기 리더 선정을 두고 논의가 진행됐다고 한다.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반면 신도들은 정문에서 잠시 멈춰 신분 확인을 거쳐 안으로 속속 들어가고 있었다. 5000명가량이 이번 수양회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육교를 지나 차를 조금 앞에다 대고 상황을 살피다가 다시 정문쪽으로 다가갔다. 이번에는 형광봉을 든 청년 신도가 길을 가로 막았다. 청년 신도는 “법률상 이곳 진출입로는 우리가 관리하게 돼 있다. 차를 빼라. 신도 아니면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한 보도채널 카메라 기자도 정문 앞에 삼각대를 설치하다가 청년 신도들에게 제지당하자 곧 철수했다. 종편 방송사 한 곳의 취재진도 잠시 근처에 차를 대고 상황을 지켜보더니 곧 차를 돌려 나갔다. 그 밖에 다른 언론사는 일절 보이지 않았다.
금수원으로 들어갈 수 있는 근처 포도밭 주변 진입로에도 빨간 조끼를 입고 밀짚모자 등을 쓴 청년 신도들이 두 명 씩 짝을 이뤄 보초를 서고 있었다. 포도밭 쪽 입구로 다시 진입을 시도했다. 역시나 퇴짜였다. 자원봉사 대학생이라고 밝힌 한 청년 신도는 곧바로 자신의 휴대폰을 등 뒤로 돌려 단축번호를 누르는 듯 보였다. 그러더니 곧바로 정문에서 봤던 녹색 조끼를 입은 청년 두 명이 오토바이를 타고 그곳으로 왔다. 청년들은 의자와 파라솔을 들고 도로 바로 앞에까지 바짝 근무지를 이동했다. 원천 봉쇄한다는 의미로 비쳤다.
기자는 답답한 마음에 대변인들과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은 닿지 않았다. 구원파 측은 수양회 기간 동안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 놓지 않기로 했다. 이곳에서 만난 구원파 신도들은 모두 유병언 전 회장 죽음에 대해 “모르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전 구원파 신도는 “지인인 구원파 신도와 함께 수양회에 한 번 가보려고 했는데 이번엔 사전 예약자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해서 못 갔다. 과거엔 사전예약뿐만 아니라 현장 접수도 있었다. 유병언이 죽었다는 얘기 후 처음 열린 수양회라 그런지 보안이 매우 철저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수양회에서는 유 전 회장 장례 논의와 함께 유 전 회장 이후 구원파를 이끌어 갈 차기 리더 선정을 두고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