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은 이렇다. 콜로라도가 2-1로 간신히 앞선 6회 2사 1루. 다저스의 제리 헤어스톤이 때린 공이 3루 쪽으로 굴러가자 콜로라도 3루수가 다이빙캐치해 1루수 토드 헬튼에게 던졌다. 공을 받은 헬튼의 발이 베이스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누가 봐도 확연한 세이프 상황. 그때 메이저리그 심판 28년 경력의 베테랑 1루심 팀 웰크가 갑자기 아웃을 선언했다. 비디오 판독 시스템이 도입되기 전이라,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이 아무리 항의해도 소용없었다. 현지 여론은 ‘역대로도 손에 꼽을 만한 오심이 나왔다’며 들끓었다.
한국이었다면 웰크 심판은 심판위원회의 공식 사과와 함께 2군행 징계를 받거나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부과하는 벌금을 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는 그런 일이 없다. 대부분 별다른 조치 없이 그냥 넘어간다. 심판이 자신의 판정과 관련해 경기 후 공식적으로 왈가왈부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다. 심판 노사협의회의 힘이 강력해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징계를 내리지 못한다.
그렇다고 모든 오심이 조용히 묻히는 건 아니다. 미국 스포츠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가 당당히 ‘역대 최악의 오심’으로 선정했던 사건이 그 예다. 2010년 6월 3일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클리블랜드-디트로이트 전. 이날 디트로이트 선발 아만도 갈라라가는 9회 투아웃까지 단 한 타자도 1루에 내보내지 않는 완벽한 피칭을 했다. 마지막 타자인 클리블랜드 9번 제이슨 도날드도 1루 쪽 땅볼로 유도했다. 디트로이트 1루수 미겔 카브레라가 잡아 1루 커버를 들어온 갈라라가에게 송구했다.
한 눈에도 명백한 아웃. 역대 21번째 퍼펙트게임이 성사되려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1루심 짐 조이스가 세이프를 선언했다. 그야말로 역사적인 기록을 날린 역사적인 오심이었다. 팬들은 물론 백악관까지 나서 판정번복을 요청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야구에서 세이프-아웃 판정은 한 번 콜이 떨어지면 절대 바꿀 수 없는 사안이었다. 조이스는 결국 불문율을 깨고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어 눈물로 사과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는 더 이상 게임의 흐름과 선수의 기록을 좌우하는 ‘사람의 실수’를 두고만 볼 수는 없었던 듯하다. 홈런 판정에만 사용하던 비디오 판독을 올 시즌부터 13개 요소에 확대 도입해 심판 판정의 90%가량을 바로잡을 수 있게 했다. 한·미·일 프로야구 리그 가운데 가장 먼저였다.
배영은 스포츠동아 기자 yeb@donga.com2년 전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최악의 오심’이라는 단어가 올라온 적이 있다. 한국 야구가 아닌 메이저리그의 심판 판정이 갑자기 폭발적인 화제를 모은 것이다.
2012년 5월 3일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콜로라도의 경기가 문제였다. 당시 류현진은 아직 한화에서 뛰고 있었으니, 지금처럼 한국 야구팬들이 다저스를 한 마음으로 응원하는 시기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바다 건너 한국까지 난리가 났다.
상황은 이렇다. 콜로라도가 2-1로 간신히 앞선 6회 2사 1루. 다저스의 제리 헤어스톤이 때린 공이 3루 쪽으로 굴러가자 콜로라도 3루수가 다이빙캐치해 1루수 토드 헬튼에게 던졌다. 공을 받은 헬튼의 발이 베이스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누가 봐도 확연한 세이프 상황. 그때 메이저리그 심판 28년 경력의 베테랑 1루심 팀 웰크가 갑자기 아웃을 선언했다. 비디오 판독 시스템이 도입되기 전이라,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이 아무리 항의해도 소용없었다. 현지 여론은 ‘역대로도 손에 꼽을 만한 오심이 나왔다’며 들끓었다.
한국이었다면 웰크 심판은 심판위원회의 공식 사과와 함께 2군행 징계를 받거나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부과하는 벌금을 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는 그런 일이 없다. 대부분 별다른 조치 없이 그냥 넘어간다. 심판이 자신의 판정과 관련해 경기 후 공식적으로 왈가왈부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다. 심판 노사협의회의 힘이 강력해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징계를 내리지 못한다.
그렇다고 모든 오심이 조용히 묻히는 건 아니다. 미국 스포츠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가 당당히 ‘역대 최악의 오심’으로 선정했던 사건이 그 예다. 2010년 6월 3일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클리블랜드-디트로이트 전. 이날 디트로이트 선발 아만도 갈라라가는 9회 투아웃까지 단 한 타자도 1루에 내보내지 않는 완벽한 피칭을 했다. 마지막 타자인 클리블랜드 9번 제이슨 도날드도 1루 쪽 땅볼로 유도했다. 디트로이트 1루수 미겔 카브레라가 잡아 1루 커버를 들어온 갈라라가에게 송구했다.
한 눈에도 명백한 아웃. 역대 21번째 퍼펙트게임이 성사되려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1루심 짐 조이스가 세이프를 선언했다. 그야말로 역사적인 기록을 날린 역사적인 오심이었다. 팬들은 물론 백악관까지 나서 판정번복을 요청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야구에서 세이프-아웃 판정은 한 번 콜이 떨어지면 절대 바꿀 수 없는 사안이었다. 조이스는 결국 불문율을 깨고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어 눈물로 사과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는 더 이상 게임의 흐름과 선수의 기록을 좌우하는 ‘사람의 실수’를 두고만 볼 수는 없었던 듯하다. 홈런 판정에만 사용하던 비디오 판독을 올 시즌부터 13개 요소에 확대 도입해 심판 판정의 90%가량을 바로잡을 수 있게 했다. 한·미·일 프로야구 리그 가운데 가장 먼저였다.
배영은 스포츠동아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