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종길 안산시장은 ‘사람중심 안산특별시’를 만들겠다며 인터뷰내내사람좋은 미소를 보였다.<사진=서동철기자>
[일요신문] 대한민국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지 100일이 지났지만 세월호 특별법이 표류하는 등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후속 조치에 대한 해결은 멀어 보인다. 특히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안산의 시민들은 여전히 침울함 속에 살고 있다. 치열했던 6.4 지방선거 후 새로운 안산시장을 맞이한 시민들과 시관계자들은 이제 밝은 희망을 쏘아 올릴 채비를 하고 있다. 새로 취임된 제종길 안산시장을 만나 그에게서 희망에 대한 방안을 들을 수 있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사고는 수습도 중요하지만 치유가 정말 중요하다”
- 취임 한 달이 지났다.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의 영향으로 당선에 대한 기쁨보단 책임감이 더 컸을 것 같다.
“안산에는 중요한 사항이 많아 아직 시정 구상 중이다. 당선 후 많은 시정보다도 시급한 것이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취임 전부터 이제까지 시간을 다른 곳에 할애하는 것이 죄책감이 들 정도로 최우선시하였다. 대한민국 전체가 사고 수습에 나선 만큼 시차원에선 적극적인 협력만큼이나 사고 후 치유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희생자가 지역 주민임을 감안하여 각종 지원시책을 발굴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왔다. 앞으로, 지역사회의 치유가 본격적으로 필요한 시기인 만큼 안산시 공직자는 물론, 시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 이번 7.30 재보선에서 야당의 패배가 세월호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이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이제 위기를 벗어나 일상으로 되돌아 가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 어느 정도 국민의 우려가 표출되고 있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이는 세월호 사고가 주가 아닌 선거에 대한 야당의 전략부족이나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를 잘못 인식한 것이 크다고 본다. 저 역시 안산시가 겪고 있는 어두운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보단 이를 극복해 나가는 것에 머리를 맞대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가족들이 주장하는 진실규명이나 책임조치는 꼭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이전 반대와 시화MTV 환경개선기금 집행은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 취임 전부터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이전 반대에 대해 적극적인 것으로 안다.(본보 6월18일자 참고) 또 취임과 동시에 정부를 상대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이전을 반대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하 해양기술원)은 정부가 해양강국을 위한 목적으로 지난 1986년에 설립한 것으로 안산 본원과 3개 지역에 분원(대전, 울진, 거제)을 두고 해양자원 개발과 해양환경 보전을 위한 연구 및 해양과학기술정책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으로 해양기술원을 내년 2월까지 부산으로 이전한다고 한다.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지역경쟁력을 높이고 국가균형발전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것인데 지방도시인 안산시에 있던 해양기술원을 대도시인 부산으로 이전하는 것은 기본 취지가 다른 모순된 정책이다. 당선되자마자 해양기술원을 항의 방문한데 이어 지난달 3일 공공기관 지방이전 반대를 위한 청원서를 국토부 및 해수부 등에 정책건의 방식으로 전달했다. 이는 정부가 종전 부동산의 매각이 어려워지는 등 이전이 부진하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그 책임을 안산시의 비협조로 돌리려는 점을 지적하고 안산사이언스밸리(ASV)의 혁신 클러스터로서의 기능 유지를 위한 방안이었다. 해양기술원이 이전할 경우 서해권 해양 R&D 사업 공백 등 ASV의 클러스터 기능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다. 더욱이 서해는 한·중 간 크고 작은 분쟁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등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와 국가적으로 대응해야 할 문제가 산재해 있는 중요한 지역인 만큼 해양기술원 이전은 지역 및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것이기에 충분히 재검토해야 한다.”
-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에서 시정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는데.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관련문제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이전 반대 외에 시화MTV 환경개선기금 조기집행에 대해 요구했었다. 지난 선거에서 안산의 대기오염과 시화호 수질문제 등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안산시를 세계적인 친환경 생태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었다.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수자원공사가 당초 약속했던 4,500억원의 환경개선기금에 대한 이행을 조속히 집행해야만 한다. 지급하기로 했던 기금이 10년이 넘게 일부만 집행된 점을 강력히 요구한 내용이다.”
“사람 중심의 따뜻한 도시를 만드는데 시민들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 제 시장은 사람중심 특별시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특히 시민들과의 소통을 중요시 하는 것 같다.
제종길 안산시장은 지난 달 25일부터 각 동을 돌며 시민들과 직접 시정에 대한 대화를 나서고 있다.
“맞는 말이다. 선거기간 때에도 격의 없이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대화 속에서 해결점을 찾아가는 양방향 소통스타일을 선호한다. 당선된 후 자전거를 타고 시청으로 출퇴근 하는 것도 시민들과 보다 친밀하게 대화하기 위해서다. 지난 25일 부터는 지역 주민들과 스킨십을 강화하기 위해 각 동을 돌며 토크쇼 방식으로 시민들과 만나 세월호 참사와 지역 경제 침체로 상처받은 시민들을 위로하고 안산시의 비젼을 시민들과 공유하는 데 힘쓰고 있다.”
“안산시를 사람중심특별시로 만들겠다”
- 끝으로 안산시의 시장이자 76만의 시민 중 한명인 제종길 시장이 바라보는 안산은 어떤지.
“안산은 아직도 세월호의 고통을 안고 있다. 그러하기에 하루빨리 세월호 사고로 인한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힐 수 있는 특별법 제정과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정부의 대책 마련을 간곡히 호소한다. 주한 교황대사에게도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시민에게 진정한 위로와 힘이 될 수 있도록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 시 안산 방문을 요청했다. 안산은 시화MTV, 안산사이언스밸리 등 최첨단 산업의 발전과 다문화 구성원들의 화합 등 글로벌하고 혁신적인 도시 조성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비록 지금은 지역경제 침체와 지역민의 상실이 크지만 안산시의 잠재력과 시민 모두의 화합으로 함께 고통을 극복하고 슬픔을 치유한다면 더 밝은 안산으로 진정한 사람중심특별시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안산시장으로서 안산시민을 위한 진정한 힘이 되어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제종길 안산시장이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며 달리는 자전거의 힘찬 소리가 ‘사람중심 안산특별시’의 모습을 만들어 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