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 대표가 지난 8월 3일 국회 본청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책상을 네 번이나 내리친 것을 두고 말들이 많다. 이날 김 대표는 선임병들에게 폭행당해 숨진 윤 아무개 일병 사건을 한민구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보고받던 중이었다. 김 대표는 “천인공노할 이런 일, 살인사건이다. 왜 쉬쉬 덮으려고 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신문과 방송은 김 대표가 책상 위에 주먹을 얹은 뒤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보좌진들 사이에선 “왜 포청천 코스프레를 해서 쇼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한 재선 의원은 “리더는 분노해선 안 된다는 상식을 모르는 것 같았다. 당장 국민으로부터 칭찬받을지는 모르지만 대통령 이미지와 겹쳐지기 시작하면 국민이 오히려 불안해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내년 초까지 비상대책위 체제로 가면서 당 재건에 나서는 와중에 새누리당은 표를 잃을 일들을 뒤치다꺼리해야 할 판이어서 근심하는 이들도 많다. 당장 공무원·군인연금 개혁을 두고 공직사회에선 “이러려고 공무원 했는 줄 아느냐”는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다. 공공요금 인상, 대기업 사내유보금 과세, 공직개혁, 연금개혁 등은 모두 보수층 이탈이 염려되는 현안들이다.
김 대표가 단행한 당직 인선을 두고서도 말들이 많다. “재보선 압승을 본인의 덕으로 오판한 것 아니냐”며 김 대표를 삐딱하게 보는 시선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 신임 이군현 사무총장을 두고선 “이재오 사람인데…. 본격적으로 청와대와 각을 세우려는 것 아닌가”하는 해석이 나왔다. 이 사무총장은 이재오 의원의 중앙대 후배로 직계다. 하지만 박 대통령과 이 의원은 철천지원수라 해도 과언 아닌 행보를 이어왔다. 또 각종 당 위원장 인선에도 지나치게 ‘보은적’ 성격이 배어있다는 지적도 적잖다.
전략통으로 알려진 새누리당 관계자는 “재보선 패배로 안철수 의원은 큰 상처를 입고 물러났지만 여전히 ‘안철수 현상’은 남아 있다. 새누리당이 안 의원 하나 물러난 것으로 오만방자하게 굴면 제2의 안철수 현상이 재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재보선) 투표율 30%에서 50% 득표로 승리한 것은 시험으로 치면 여섯 문제 물어서 한 문제 차이로 일등 한 것과 같다. 차기 총선이나 대선의 진검승부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다”고 지적했다.
선우완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