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세제혜택을 받으려면 ‘고배당 기업’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조건은 3년 평균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이 시장평균의 120% 이상이고 총 배당금 증가율이 10% 이상이거나 3년 평균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이 시장평균의 50% 이상이고 총 배당금 증가율이 30% 이상인 곳이다.
이번 제도시행으로 2015년까지 3년간 최소 지금보다 배당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난해 각 기업의 배당 현황을 분석하면 수혜 가능 기업·재벌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우리 증시의 2013년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 시장평균은 각각 21.1%, 1.14%다. 우선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이 시장평균 120%인 기업들이다. 주요 재벌 총수 지분 보유 기업 가운데 배당성향 26% 이상, 배당수익률 1.4% 이상인 곳들로 배당총액만 10% 정도 늘려주면 세제 혜택을 받을 확률이 높다. 구본무 회장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등이 최대주주인 ㈜LG,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대주주인 GS, 정몽진 회장이 지배하는 KCC, 이번 배당 확대 정책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대주주인 두산 등이다.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이 시장평균의 50%만 넘는 곳은 더 많다. 총 배당액을 30%만 늘리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곳들이다. 2013년 기준으로 하면 일단 배당성향 11% 이상, 배당수익률 0.7% 이상이다. 이건희 회장이 지분을 가진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생명,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등이 지분을 가진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글로비스, 최태원 SK회장의 SKC&C, 김승연 회장의 ㈜한화, 서경배 회장의 아모레퍼시픽 등이다.
이들 총수들이 누릴 절세 규모는 얼마나 배당을 늘리느냐에 달려 있지만, 30%가량 늘린다면 많게는 수십억 원, 적게는 수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정부 측은 총수들의 절세액이 수백억 원 늘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수십, 수억 원의 절세는 너끈한 셈이다.
반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개인주주 평균 주식보유액은 5341만 원이다. 배당을 받아봐야 1년에 60만~70만 원이다. 배당세율이 낮아져도 이 때문에 늘어나는 실질소득은 연 3만~4만 원에 불과하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배당 요건에 배당금 증가율을 포함시킴으로써 그동안 배당이 낮았던 기업도 배당을 높이면 바로 요건이 충족돼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단기간에 배당을 늘리는 기업이 급증할 수 있다”면서 “현금이 필요한 대주주로서는 이 기간에 배당을 늘리고 싶은 욕구가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