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왜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은 무능해지는가?” 자동화 시대에 길들여진 우리 모두에게 세계적 디지털 사상가인 니콜라스 카가 던진 질문이다.
<유리감옥>은 스마트폰이 없으면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책이다.
이 책은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등을 통해 가속화되고 있는 자동화가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니콜라스 카가 자동화 테크놀로지에 대해 비판적인 근본적인 이유는 그것이 인간 본연의 재능과 자유를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자동화가 주는 편리함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편협한 시각을 갖고 제한된 선택을 할 수 있다. 새로운 차원에서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는 기회가 차단되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기 삶의 주체가 돼 무언가를 능동적으로 행할 때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의 시선이 스마트폰 액정과 컴퓨터 스크린이라는 보이지 않는 유리감옥으로 향해 있다면, 삶의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을까.
현명하게만 사용한다면 자동화 테크놀로지는 우리를 무의미한 노동에서 벗어나게 해주며, 좀 더 고차원적인 일에 집중하게 해줄 수 있다.
저자는 “디지털 문명이 어떻게 인간의 경험을 확대하고, 인간적 가치를 증대하며, 우리의 삶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하자”고 제안한다.
테크놀로지의 사용자이자 제작자로서 우리는 기술을 지금보다 인간답게 만들 필요가 있다. 또한 자동화 맹신의 대가로 빼앗긴 삶의 행복감과 만족감을 되찾아야 한다. 각종 테크놀로지 도구들을 단순한 생산 수단이 아닌 우리 자신의 일부이자 경험의 수단으로 복귀시킴으로써 서로 균형과 조화를 이룰 때, 기술은 우리에게 디지털 시대에서 누릴 수 있는 진정한 자유를 제공해줄 것이다.
니콜라스 카 지음. 이진원 옮김.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정가 1만 6000원.
연규범 기자 ygb@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