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윤영호 교수
윤영호 교수, 이준구 전문의 등 연구팀에 따르면 조사 결과 ‘말기암을 시한부 선고(6개월 이내에 사망)로 본다’는 응답이 45.6%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난치암(항암치료에도 암이 진행) 21.2%, 재발-전이암 19.4%, 임종기(수일-수주 내 사망) 2.5% 순이다.
의학적으로 말기암은 환자가 수개월 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태로 수술-방사선 치료-항암화요법 등 완치나 생명연장을 위한 치료보다 삶의 마무리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하지만 응답자들은 의학적 판단에 근거해 해석하지 않고 치료가 불가능한 말기암을 치료나 생명연장이 가능한 재발-전이암-국소암으로 본다는 응답도 많았다.
말기암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확립돼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란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같은 인식의 차이는 단순 용어에 대한 해석을 넘어 차후 환자와 관련된 응답자들간 의사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에게 말기암 사실을 알리는 문제에 대해 ‘수일-수주 내 사망’으로 응답한 가족의 78.1%, ‘국소암’으로 응답한 가족의 92.6%가 “괜찮다”고 답했다.
말기암 환자의 연명치료 중단 문제에 대해서도 말기암을 ‘난치암’으로 응답한 가족의 91.9%, ‘국소암’으로 응답한 가족의 69.2%가 “괜찮다”고 답했다.
이 같은 의견 불일치는 가족 뿐 아니라 다른 응답자들에게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이는 환자와 가족, 의료진이 차후 환자를 관리하고 치료하는 의사결정을 할 때 의견 불일치로 인한 갈등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윤영호 교수는 “말기암에 대한 해석 차이는 말기 통보나 연명의료 중 잘못된 의사결정과 심각한 갈등요인이 될 수 있다”며 “보건복지부와 전문가 집단은 말기암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하며 의료진은 환자와 가족에게 말기암에 대한 보다 세심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기평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