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어린이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실제로 박 원내대표를 지지했던 초·재선 의원들이 박영선 원내대표의 결정에 강한 비판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동영(DY)계로 불리는 박 원내대표에게 정동영 고문도 세월호 재협상을 요구하고 나서 정치권의 눈길을 끌었다. 결국 새정치연합은 지난 11일 의원총회를 통해 세월호법을 재협상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박 원내대표에 대한 리더십 문제는 향후 당을 이끄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이 유가족들에게 실망감을 안기면서 정의당과 통합진보당 의원들은 일제히 세월호 재협상 문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동안 소수 야당도 세월호 문제에 함께 동참해 왔지만 원내교섭단체가 아니기에 주목받지 못해 왔다. 지난 11일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끼리 합의를 보자”며 이완구(새누리당), 박영선 원내대표가 회의를 가질 예정이었던 국회 운영위원장실을 찾았다. 두 원내대표가 이를 피해 옆방에서 비공개 회의를 진행하자 심 원내대표는 “아무리 작은 당이라도 원내정당”이라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통합진보당도 세월호법 합의에 대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통진당은 국회 본관 앞에서 농성을 벌이며 “새정치연합은 도대체 제대로 된 야당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박 원내대표의 세월호법 합의 논란 이후 소수 야당들의 목소리가 부각되면서 소수 야당들이 새로운 활로를 찾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소수 야당은 거대 정당인 새정치연합과 뚜렷한 차별점을 두지 못해 가려져 있었지만 세월호법 합의와 관련해 새정치연합이 타협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그동안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소수 야당이 기회를 잡았다는 것이다.
김상진 뉴코리아정책연구소장은 “새정치연합이 재보선에서 패배한 원인은 투쟁적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 아니다. 본인들 입맛대로 전략공천을 한 것과 세월호 이슈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였기 때문이다. 박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이 되면서 투쟁 정당에서 벗어나겠다고 했는데 이는 선거 패배의 원인을 잘못 짚은 것”이라며 “지금 소수 야당들이 선명성으로 차별화를 하면 제1 야당과의 틈새를 벌려놓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과거 민주노동당이 제3당의 위치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제1 야당과의 틈새를 잘 이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의당과 통진당은 분당으로 세력이 약해진 데다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의 영향이 남아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내부분열과 리더십 부재로 혼란을 거듭해 전당대회 전 분당하게 되면 정의당 등 소수 야당과의 재결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재보선 패배 이후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새로운 야당을 위해 정의당과 합당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