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기자를 딱한 눈으로 쳐다본 그는 업계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유명 재회 컨설턴트. 기자 역시 ‘실제로’ 이별을 한 지 한 달가량이 지났다. 따라서 재회 컨설팅의 속살과 진짜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직접 재회 컨설팅에 참석했다.
“실수를 많이 하셨네요. 재회 확률이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닙니다.”
컨설턴트에 따르면 재회 확률을 낮추는 여러 가지 행동들이 있다. 즉 ‘최악의 행동’들. 그 첫 번째가 매달리는 행동이다. 이별 뒤 상대에게 전화를 해서 매달리거나 폭탄 메시지를 보내는 행동들은 특히 피해야 한다고 컨설턴트는 강조한다.
또 술을 먹고 뜬금없이 전화하거나 편지 및 선물공세들도 절대 피해야 할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전화도 많이 하고 폭탄 메시지도 보낸 적이 있다”는 기자의 말에 컨설턴트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또 “헤어지고 직접 집 앞으로 찾아가보기도 했다”는 기자의 말에 결국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말았다.
“결국 상대방을 되돌리는 건 매력입니다. 붙잡는 건 그만큼 자신의 매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을 의미해요. 지금 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매력을 높여서 동등한 입장이라 생각할 때 다시 연락하는 겁니다. 이 시간이 최소 ‘두 달’은 걸립니다”라고 전했다.
매력을 높이는 방법은 다양하다. 일에 집중, 운동, 부 쌓기 등이 대표적이지만 실상은 “자기가 이만큼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은근슬쩍 보여주는 게 중요하단다.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의 ‘카카오톡 상태’다. 컨설턴트는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부터 시작해서 어떤 문구를 해야 할지 전부 다 전담 컨설턴트가 정해준다. 상대방이 카카오톡 상태를 바꿈에 따라 어떻게 바꿔야 할지 종합적인 컨설팅이 들어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를 전문용어로 ‘대응사격’이라고 칭한다고 한다.
실제로 컨설턴트는 기자에게 직접 고객들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카카오톡에는 “여자친구가 프로필 사진을 풍경으로 바꿨는데 저는 어떻게 바꿔야 할까요?”라는 물음이 보였다. 컨설턴트는 “기본적으로는 밝고 활기찬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동요하지 말고 지금 친구들과 함께 하고 있는 사진을 그대로 두라”고 조언했다. 억지로라도 “나는 절대 동요하지 않는다. 너를 만나지 않아도 이만큼 잘 살고 있다”라고 보여줘야 상대방도 은근한 호기심을 갖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한편 컨설턴트는 ‘이벤트’와 관련해서도 조언을 했다. 무조건적인 이벤트는 상대방에게 전혀 먹히지 않는다는 것. 하지만 예외적으로 그 방법이 통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두 사람이 ‘자존심’ 싸움을 할 때다. 어느 한 쪽이 매달리는 상황과는 달리 서로 싸워서 토라진 상태라면 그 방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재회 컨설팅은 이렇듯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상황과 두 사람이 싸운 상황, 어느 한 쪽이 신뢰를 잃은 상황 등을 다각도로 상정해서 진행된다. 앞서의 컨설턴트는 “한번은 여자친구에게 매달리다 결국 스토커로 경찰에 신고돼 유치장에 잡혀갔다 나온 신청자도 있었다. 그 정도라면 절대 힘들 것이라고 판단해 그대로 집에 돌려보냈다”라고 전했다.
“연애는 결국 게임이라는 점을 볼 때 재회 역시 게임이다.”
재회 컨설턴트가 기자에게 신신당부를 하며 한 말이다. 게임을 하듯 자신의 패를 다 보여주는 실수를 범하면 절대 안 된다는 것.
“사랑도 재회도 참 어려운 것 같다. 사랑이 대체 무엇이냐?”라고 묻는 기자의 ‘우문’에 컨설턴트는 “나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라는 현답(?)을 내놓았다. 사랑을 다시 이어주려는 컨설턴트가 정작 사랑은 믿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뒤로한 채, 10만 원을 지불하고 상담을 마쳤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