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공동으로 관리하고 있는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을 합병해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합병 대상에 오른 두 조선회사는 조선업계의 장기 불황 속에서 그나마 선전하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자율협약에 들어간 성동조선해양은 올 상반기 1조 7000억 원 규모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이처럼 성동조선해양은 대형설비를 갖추는 등 현재 구조조정 중인 중견 조선사 중 설비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지만, 기술력은 다소 부족하다.
STX조선해양은 STX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인해 지난 2013년 7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었지만, 올해 원유운반선인 탱커 16척의 건조물량을 확보했다. STX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지만, STX다롄조선의 철수 여파로 수주물량에 비해 설비가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채권단이 두 조선사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이끌어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자율협약에서 빠르게 벗어나게 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기준으로 STX조선해양의 수주잔량은 387만 5000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성동조선은 157만 6000CGT로 각각 세계 6위와 2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의 합병이 이뤄진다면 수주잔량 기준으로 세계 4위 업체까지 도약할 수 있다. 이는 세계 3위인 삼성중공업의 수주잔량인 550만 CGT와 견줄 수 있는 규모다.
한편 성동조선해양의 주채권 은행인 수출입은행과 STX조선해양의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은 두 조선사의 합병을 위해 금융당국과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통합 수준에 대해서는 현재 법인 간 합병, 기능별 별도법인 설립 등을 놓고 범위에 대해 논의 중이다.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이 합병된다면, 이어 SPP조선, 대선조선 등 채권단 관리의 중소 조선사의 합병도 이어질 전망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