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은 미국 GM의 리콜로 인해 한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차종 리스트를 선별해 국토부에 문의했다. 이 리스트는 미국 GM에서 대규모로 진행하는 리콜의 대표적인 네 가지 문제점을 똑같이 갖고 있을 수 있는 차종들이다. 지난 19일 국토부가 보낸 답변서 ‘미국 지엠 리콜 관련에 대한 국내 해당 여부 조사’에 따르면 네 가지 문제점 중 한국GM에 리콜 책임이 있는 차량의 리콜 현황은 이렇다.
쉐보레 ‘카마로’는 시동키 결함 문제 등으로 리콜이 예정돼 있다.
첫 번째는 시동키 위치가 저절로 변경돼 문제가 되는 차종이다. 여기 해당된다고 추정되는 쉐보레 ‘말리부(1997 생산)’, 뷰익 ‘라크로스(2008)’는 북미 생산 차량으로 한국GM에서 말리부를 생산하기 이전 차량이다. 쉐보레 ‘임팔라’, ‘코발트’, 폰티악 ‘솔스티스’ 차량들은 국내 수입 차량이 없다고 알려왔다.
두 번째로 무릎과 부딪히면 시동키가 저절로 빠지는 문제가 있는 차종이 있다. 쉐보레 ‘카마로’가 대표적이다. 국내에 수입된 쉐보레 카마로 246대에 대해서는 리콜이 예정돼 있다. 코발트(2006), 솔스티스(2007)는 국내 수입 차량이 없다. 한국GM 관계자는 “쉐보레 카마로는 부품 수급이 되는 즉시 리콜을 할 것이고, 고객들에게 알려야 하는 주의의무가 있으면 그것도 그것대로 해나가겠다”고 답했다.
대우 ‘G2X(2008)’는 시동키 위치가 저절로 변경 되는 문제와 무릎과 부딪히면 시동키가 저절로 빠지는 문제가 겹치는 차종이다. 현재 G2X는 리콜이 되고 있는 유일한 차량이다. 국내 대상 차량은 181대로 지난 14일부터 리콜에 들어갔다.
세 번째로 에어백이 전개되지 않는 문제로 미국에서 리콜 결정이 내려진 차종 중 쉐보레 ‘콜뱃(2014)’,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GMC ‘아카디아(2013)’는 국내에 수입되지 않았다. 뷰익 ‘앙코르(2013)’는 국내에서 생산했으나 수출만 했다. 쉐보레 ‘크루즈(2012)’, 쉐보레 ‘스파크’는 에어백 사양의 차이로 해당사항이 없다. 여기에 해당되는 차종은 카마로(2012)뿐으로, 국내에 수입된 19대에 대해서도 부품 수급 중으로 리콜 실시 예정이라고 한다.
네 번째로 쉬프트레버에서 트랜스미션 케이블이 빠져 제동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는 차종으로 지목된 쉐보레 크루즈(2009)가 있다. 국토부는 쉐보레 크루즈가 북미에서 생산된 차량으로 캐나다 안전기준 위반사항이며, 내수 크루즈는 제조 공정의 차이로 해당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GM 관계자는 늑장 리콜 의혹에 대해 “리콜은 미국 GM에서 리콜 발표를 한 즉시 우리 국토부에 (리콜 계획을) 보고하고 부품을 수급, 미국에서 건너오는 시간이 있다. 부품 공급이 되는 그 시점에 리콜을 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에게는 이미 공지가 나갔다. 나머지 일부 해당되는 차량들은 숫자가 굉장히 미미하다. 사전에 취할 수 있는 조치는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M코리아가 리콜 책임이 있는 캐딜락 관련해서는 지난 21일 캐딜락 ‘CTS(2011~2013)’ 329대가 해당 차량이며 리콜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회사 측이 밝혔다. 캐딜락 ‘드빌(2005)’, 캐딜락 ‘DTS(2008)’, 캐딜락 ‘SRX(2006)’ 등 나머지 모델은 미국 본사에서 시정조치방법에 대한 지시가 없어 향후 추가 리콜 보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GM코리아 관계자는 향후 리콜에 대한 계획에 대해 “아직 정확한 보고를 받지 못했다. 현재 파악 중에 있다”고 말했다.
GM 리콜 사태가 미국에서는 국내와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미국 GM 리콜 대상 차량 소유주들이 단순히 리콜 받는 것을 넘어 더 큰 요구를 하고 있는 까닭에서다.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연방남부지방법원에서는 리콜 대상 수입 차량 소유자들이 GM을 상대로 경제적 손실에 관한 집단소송이 진행 중이다. 미국 GM이 리콜을 하면서 자신이 소유한 차량의 수요가 하락, 중고차 값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소송을 제기한 GM 차량 소유자들은 가격 하락 폭을 GM에게 받아 내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하종선 변호사는 “한국 리콜 차량 소유자들도 GM을 상대로 차량 가격 하락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보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GM 리콜 사태가 향후 국내 시장에서 벌어지는 리콜 사태에까지 튈 수 있는 대목이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