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사용량을 끌어올리는 약물이 영화의 설정이긴 하지만, 요즘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되는 것이 바로 신종마약이다. 요즘 연예계에선 우울증이나 불면증 치료를 위해 개발된 의약품이 신종마약으로 유통되는 사례가 종종 적발되고 있다. 에이미가 투약한 졸피뎀 역시 원래는 불면증 등 수면장애에 빠른 효과를 보이는 약물이지만 의존성이 높아 중독을 유발할 수 있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구분돼 있다.
얼마 전 걸그룹 2NE1의 박봄이 연루돼 세간을 뜨겁게 달군 암페타민도 마찬가지다. 각성제의 일종인 암페타민은 1930년대부터 천식, 비만, 우울증, 파킨슨병, 간질, 수면발작 등의 질병 치료에 활용돼 왔다. 게다가 암페타민은 뇌와 신경활동을 활성화해 사고력과 기억력, 집중력 등을 순식간에 고조시키는 효능이 있어 뇌 활성이 떨어져 있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의 치료에 쓰여 왔다. 영화 <루시>의 합성약물과도 어느 정도 비슷한 효능이다. 우리나라에선 환각과 각성 및 습관성, 중독성 등이 있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규정돼 대통령령으로 사용이 금지돼 있다.
문제는 이런 약물 외에도 다양한 신종마약이 국내에서 불법 유통되고 있는 부분이다. 심지어 외국에선 가죽 청결제로 쓰이는 약물이 국내에선 신종마약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 청담동 소재의 한 유흥업소에서 근무하는 여성의 이야기다.
“클럽에 가면 별의별 약물이 다 돌아다녀요. 그래도 아직 그런 신종마약의 메카는 이태원이죠. 거기서 유행하기 시작하면 금세 클럽가로 쫙 퍼지니까요. 최근에는 액체로 돼 있는 약이 유행이에요. 성적 쾌감을 높여준다고 소문이 나면서 아주 난리가 났죠. 그게 미국에선 마트 같은 데 가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데 미국에선 가죽류를 청소하는 약품으로 쓰인다네요. 또 일본에서 들여온 거라는데 담배처럼 말아서 피우는 것도 유행이에요. 정확한 건 모르겠지만 외국에서는 흔히 구할 수 있고 국내에서도 아직은 합법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이 여성이 말한 액상 성적 흥분제는 ‘러시’라고 불리는 신종마약 ‘이소부틸 나이트라이트’를 의미한다. 실제로 러시는 미국에서 가죽 청결제로 쓰인다. 그렇지만 마약보다 강력한 환각 효과가 있으며 부작용도 기존 마약보다 훨씬 심각하다. 의식 상실, 심장 발작 유발, 저혈압, 심부정맥 등을 유발하는 것.
문제는 이런 신종마약을 즐기는 연예인들도 상당수라는 것. 적어도 유흥업계에선 그렇게 소문 나 있다. 논현동 소재의 한 바에서 근무하는 여성 바텐더의 설명이다.
“아무래도 신종마약은 외국파들이 빠르다. 유학 갔다 방학 때 나온 애들이나 교포들이 클럽에 와서 외국에서 쓰던 새로운 약물을 전파하곤 한다. 걔네들이 뭔가 들고 오면 그게 뭔지도 모르고 무작정 술자리에서 체험해보다 중독되는 경우가 많다. 연예인들 역시 클럽에선 외국파로 분류되는 애들이 많다. 실제로 유학을 다녀왔거나 교포 출신 연예인이 많고 그게 아니더라도 외국에 자주 나가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경험한 신종마약을 클럽 등에서 다시 찾는 경우가 많다. 아예 몇몇 연예인들은 자기네가 어디서 구해와 지인들과 함께 하기도 한다. 나도 클럽에서 유명 연예인이 그런 걸 하는 모습을 자주 봤다.”
문제는 신종마약에 대한 수사의 속도다. 국내에선 정확히 어떤 약물인지도 알려지기 전에 먼저 클럽가에 확산되는 경우도 많은 것. 국내에서 미처 마약류로 규정되지도 않은 약물들도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신종마약이지만 이런 경우 처벌 규정이 뚜렷하지 않다. 유흥업계 관계자들은 경찰 수사를 통해 드러나 매스컴에 보도되는 신종마약들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클럽가에서 유행이 지난 것들도 많을 정도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이런 약물들이 얼마나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지도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또한 외국에선 합법적인 약물이라도 국내에서도 자연스럽게 활용하다 문제가 되는 경우도 많다. 암페타민이나 러시 등이 대표적인 경우인데 유흥업계에선 이런 류의 신종마약이 꽤 된다고 알려져 있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