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금융권 일각에선 김우중 전 회장이 저서 등을 통해 대우 해체의 부당함을 주장한 것을 두고 모피아의 입지 축소와 연관 지어 바라보기도 한다. 모피아는 기획재정부의 전신 재무부와 마피아의 합성어다. 군대의 ‘하나회’에 비교될 정도로 금융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했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선 그 위세가 다소 약화됐다. 대우 해체를 주도한 모피아를 향해 김 전 회장이 반격에 나선 것도 이런 상황과 맞물려 있다는 얘기다.
1999년 대우 구조조정을 주도한 인물은 당시 금감위원장이었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였다. 이 전 부총리는 모피아 ‘대부’로 통한다. 당시 이 전 부총리는 재벌의 ‘대마불사’를 뜯어고치겠다며 강도 높은 재벌개혁을 밀어붙였고, 이 과정에서 결국 대우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김 전 회장은 저서를 통해 “(대우 해체는) 경제관료들의 정치적 판단 오류에서 비롯됐다”며 이 전 부총리를 필두로 한 모피아를 공격하기도 했다.
사실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총리는 남다른 인연이 있다. 행정고시 수석 합격 후 재무부 관료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이 전 부총리는 김 전 회장 경기고 후배다. 이 전 부총리가 야인생활을 할 때 김 전 회장 도움으로 대우에서 4년 일한 경력도 있다. 김 전 회장이 이 전 부총리를 아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둘은 대우 해체 후 인연을 끊은 것으로 전해진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