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원 안)이 대표 발의한 ‘공동주택관리법안’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특혜입법’이라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일요신문DB
전아연과 입주자위원회 두 시민단체는 최근 보도 자료를 내고 “공동주택관리법 제정안은 주택관리사들의 이익단체인 대한주택관리사협회에 특혜를 주는 조항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법안에는 공동주택 관리 단체 가운데 실질적으로 유일하게 주택관리사협회만 공식 인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단체 즉 주택관리사협회만 회원들에게 회비를 거둬 수익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회비로 사업을 하는 공제업무를 통해 주택관리사협회는 세를 확장할 수 있다. 공제사업은 막대한 자금으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불리고 있다.
아울러 법안에는 공동주택 전문적 관리, 시설물 안전관리, 자격검정 등을 한 개 단체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해당 목적에 맞게 설립된 단체라면 해당 업무를 독점할 수도 있게 된다. 정부가 위탁할 수 있는 주요 권한은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 교육, 공동주택 장기수선계획의 조정교육, 방범교육·소방 안전교육·시설물 안전 교육, 소규모 공동주택의 안전관리, 관리사무소장의 배치 내용 및 직인신고의 접수,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 시행, 주택관리업자 및 관리사무소장에 대한 교육,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의 구축 운영 등으로 다양하다. 주택관리 법인 가운데 이 기준을 충족시키는 단체는 주택관리사협회 단 한 곳밖에 없다는 게 이들 시민단체들의 설명이다. 공동주택관리법을 애초 주택관리사협회를 위해 제정하려 한 것 아니냐는 ‘입법로비’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이 법안이 불필요한 위원회를 만들도록 한 것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법안에는 층간소음 분쟁과 같은 공동주택에서 벌어지는 주민 분쟁을 조정하는 ‘중앙공동주택관리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위원회 설치를 위한 예산은 약 6억 3000만 원에 이른다.
또한 이들 시민단체들은 주택관리사협회를 ‘관피아’(퇴직 관료가 업계 유관기관에 재취업해 이권을 가져오는 것)가 장악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전아연 김원일 사무총장은 “‘공동주택관리법’은 주인이 입주자인데 주인들의 의사도 안 묻고 관리소장 단체의 의견만 들어서 법을 만들어 피고용인인 관리소장을 주인처럼 만들어 놨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사무총장은 “김찬길 주택관리사협회 회장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비상임이사가 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며, 법안 공청회 좌장을 맡은 하 아무개 한국주택관리연구원 원장도 중앙대 부총장 출신으로 중앙대 출신인 김 회장이 앉히는 등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 회장의 최측근 인사인 박 아무개 씨가 과거 박근혜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다며 김성태 의원-김찬길 회장-국토부의 삼각 밀월 관계 의혹을 최초 제기한 모 일간지 전직 부장이 기사 삭제 문제로 회사를 사직하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해당 기사를 작성한 K 전 부장은 “김 의원과 김 회장이 친한 것은 확인이 됐다. 지난 대선 캠프에서 김 회장 최측근 박 아무개 씨가 활동했다. 또한 경력이 일천한 김 회장이 최대 공기업인 LH의 비상임이사까지 된 데는 김 의원의 추천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김 의원과 매우 친한 사이인 김 회장은 LH 이재영 사장과 고향도 경남 합천으로 같다”고 말했다. 이어 K 전 부장은 “김 의원이 내 기사가 나간 직후 신문사 사장 W에게 전화를 걸었고, W 사장은 김무성 당 대표의 오른팔인 김 의원의 심기를 건드려 좋을 게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사장이 편집국장을 통해 상의도 없이 기사를 내렸다. 그래서 회사에 사직서를 던지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성태 의원 측은 “K 기자가 다른 건으로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심하게 다툰 적이 있고, 그 이후 K 기자가 보복성 기사를 쓴 것이다. 우리는 이 법안을 발의는 했지만 ‘청부입법’이다. 정부가 내 놓은 안이지 우리가 한 게 아니다. 부끄럽긴 하지만 ‘청부입법’이다. 협회에 특혜를 주려 했다면 의원입법으로 했을 것이다. 기사 내용과 관련해서는 국토부와 같은 입장이다. 대선 캠프에서 일했다는 박 아무개 씨는 누군지 모르겠다. K 기자 개인에 대해서는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소송을 서울 남부지검에 제기했다. 김 의원이 W 사장에게 전화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내려달라고 전화 한 것이 아니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항의를 하기 위해서 한 것이었고, 회사 측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기사를 삭제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청부입법’이란 정부가 만든 법률안을 국회의원에게 청탁해 의원 이름으로 제출하는 관행으로, ‘차명입법’ 또는 ‘우회입법’이라고도 한다. 정부도 법안 제출권이 있으나 심사가 간편한 의원입법으로 숨겨 처리하는 편법이다. 모 일간지 W 사장은 이에 대해 “(김 의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적도 없다. 기사로 다루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
[‘공동주택관리법안 공청회 좌장’ 관련 정정보도문]
본 인터넷 신문은 지난 9월 3일자 사회면 초기화면에 “새누리 김성태 의원 발의 ‘공동주택관리법’ 논란 확전 양상”이라는 제목으로 법안 공청회 좌장을 맡은 하 아무개 한국주택관리연구원 원장은 중앙대 부총장 출신으로 중앙대 출신인 김 회장이 앉히는 등 하 원장과 김 회장의 유착 관계로 하 원장이 법안 공청회의 좌장을 맡았다고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해당 공청회의 좌장안은 해당 중앙부처의 제안에 따른 것으로 하 원장과 김 회장의 특정 학교 출신에 의한 유착관계에 따른 것이라는 의구심은 사실이 아니고, 해당 공청회의 취소로 하 원장은 좌장을 맡은 사실조차 없는 것으로 확인돼 해당 기사를 바로잡습니다.
